『삼국지』위서 동이전 한조(韓條)에 수록된 삼한의 여러 소국의 이름은 그 한자표기를 당시의 중국 고대음에 따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중국의 고대음은 대체로 우리 나라 고대의 한자음에 가까운 관계로 삼한 소국의 위치비정에 참고가 된다.
한전의 변진조(弁辰條)에는 ‘군미국’과 ‘변군미국(弁軍彌國)’이 나란히 기재되어 있기 때문에 그 가운데 어느 하나가 중복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군미국과 변군미국을 구별하면, 진한과 변한의 전체 소국수인 24개를 초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의 군미국은 진한에 속한 나라이고, 뒤의 변군미국은 분명히 변진, 즉 변한에 속한 나라이다. 이병도는 전자를 곤산(昆山)이라는 옛 지명을 가졌던 경상북도 칠곡군 약목면에 비정하였고, 후자를 지금의 경상남도 사천시 곤명면과 그 일대로 추정하였다.
이는 ‘군미’와 ‘곤명’의 음이 가까운 데 근거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경상북도 구미시의 ‘구미(龜尾)’가 예로부터 전해 오는 지명이라면 변한 지역 가운데 가장 가능성이 있다. 진한연맹체의 일원으로서 성장을 계속하다가 뒤에 신라에 병합된 것으로 추정된다. →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