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 2권 1책. 필사본.
기묘사화와 신사무옥에서 화를 당한 인물들의 전기를 기록하였다. 본래 김정국(金正國)이 지은 『기묘당적』은 기묘사화 때 화를 입은 94인의 생년·급제·최종 관직만을 간략하게 기록한 것인데, 안로가 이를 보완해 편찬하였다.
본문 후미에 보(補)라 표시하고 내용을 보충했는데, 호·시호와 그들의 모습, 특별한 재능, 사람 됨됨이·관력(官歷), 겪은 사건, 친척 관계·응수시편(應酬詩篇)·사망 연도 등을 자세하게 적었으며, 인물의 수도 94인 외에 35인을 추가로 보충하였다.
『기묘록보유』 상권에는 정광필(鄭光弼)·안당(安瑭) 등 64인의 전기를 보충했을 뿐만 아니라 현량과(賢良科) 급제자 28인을 추가로 수록하였다. 하권에는 경세인(慶世仁)·이령(李翎) 등 35인을 수록하였다.
안로의 가계는 원래 훈구계열에 속했으나, 그의 할아버지 당이 조광조(趙光祖) 등 기호사림파(畿湖士林派)가 진출하는 데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바 있다. 또한 그의 아버지 처겸(處謙) 역시 조광조와 밀착되어 현량과에 급제함으로써 사림파적 성향을 띠게 되었다. 그리고 안당·안처겸이 모두 신사무옥에 연좌되어 처형되었으므로 뒷날 사림파로 인정받게 되었던 것이다.
안로가 『기묘록보유』를 저술한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즉 이 책은 안로의 할아버지와 아버지 및 그들과 관련된 인물들의 기록이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가승(家乘)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기묘당적』을 바탕으로 한 기록이므로 사림파 집단의 인적 구성을 파악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
이는 1638년(인조 17) 기호사림파의 주도적 인물인 김식(金湜)의 현손 육(堉)에 의해 더욱 정리되어 『기묘록』(일명 己卯諸賢傳)으로 편찬되었다. 국사편찬위원회와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