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립(김삿갓)은 그의 별명이다. 이응수(李應洙)에 의해 각지에 흩어진 시편들이 수집되어 나온 이래 여러 종이 전한다.
① 이응수의 『김립시집』은 1939년 2월 학예사에서 발행하였다. 이응수는 대학시절부터 김삿갓에 흥미를 가지고 신문이나 잡지 또는 자신이 전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시를 수집하였다. 총 177수를 수록하였다. 전편에는 걸식 12수, 인물 24수, 영물(詠物)1 · 2에 24수와 18수, 산천누정(山川樓亭) 24수, 잡편 24수가 수록되어 있다. 후편에 19수와 부록에 31수 등이다.
1941년 한성도서주식회사에서 증보판을 냈다. 그 체재는 첫 시집과 거의 같다. 그리고 총 334수가 수록되어 있다. 이 책은 뒤에 나온 다른 시집과 방랑기의 참고가 되어 왔다. 시의 양으로 최대이다. 또 김립에 관한 이응수의 논문이 실려 있다. 기고가(寄稿家)의 이름과 주소가 작품 뒤에 명기되어 있다.
② 박오양(朴午陽)의 『김립시집』은 1948년에 첫 출판된 이래로 1956년 대문사(大文社), 1975년에 덕영문화사(德榮文化社), 1978년에 문원사(文苑社)에서 복사출판하였다. 총 237수가 수록되어 있다.
내용별 분류나 시의 유형을 고려하지 않고 편집되었다. 이응수의 잘못을 바로잡은 흔적과 한두 글자가 다르고 행이 다를 뿐이다. 이응수의 것을 그대로 이용한 듯하다.
③ 김일호(金一湖)의 『김립시집』은 1953년 처음 나왔다. 1957년에 학우사, 1977년에 서울출판사에서 복사되어 나왔다. 총 213수를 수록하여 걸식편 12수, 인물편 41수, 동물편 14수, 영물편 46수, 금강산편 13수, 산천누대편 22수, 잡편 55수로 되어 있어 분류는 이응수를, 수록한 시들은 박오양을 따른 것이다.
④ 김용제(金龍濟)의 『김립방랑기(金笠放浪記)』는 1958년에 개척사에서 간행하였다. 이응수 및 박오양에게 의존했다. 때로는 개작의 흔적도 보인다.
⑤ 김용섭(金龍燮)의 『김립시화(金笠詩話)』는 1955년 박영사에서 나온 뒤에 ‘김립방랑여정(金笠放浪旅程)’으로 이름이 바뀌어 1977년에 다시 나왔다. 이 책은 자신이 수집한 것과 박오양 · 김일호 · 김용제의 것을 참고로 하였다고 했다.
⑥ 기타 『김립시집』으로 이문우(李文友)의 『김삿갓』이 1977년 신문출판사에서, 김용철(金龍喆)의 『방랑시인 김삿갓』이 1977년 홍신문화사에서 나왔다.
김병연의 시는 대부분 구전되어 왔다. 농민이나 유생들에 의하여 기록되고 전수되면서 많은 오자가 발생하였다. 따라서 각본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그의 시의 내용은 크게 과시(科詩), 정통적인 한시, 육담풍월 그리고 언문풍월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파자시(破字詩) 계통은 그의 희작정신(戱作精神) 및 풍자정신이 잘 반영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