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탈해이사금 9년에 왕이 금성(金城) 서쪽 시림(始林) 속에서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호공(瓠公)을 보내 살펴보게 하니, 황금빛의 궤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궤에서 빛이 나오며 흰 닭이 나무 밑에서 울고 있었다. 호공이 보고 돌아와 왕에게 고하니, 왕이 친히 가서 궤를 열어 보자 용모가 수려한 사내아이가 나왔다.
이 때부터 시림을 ‘계림(鷄林)’이라 하고, 이를 국호로 삼았다. 탈해왕은 이 아이를 거두어 길렀는데 금궤에서 나왔다고 해 성을 ‘김’씨로 했으며, 성장하면서 총명하고 지략이 뛰어나 ‘알지’라고 이름 붙였다고 한다.
그런데 『삼국유사(三國遺事)』에도 알지 설화가 수록되어 전하고 있다. 부분적으로는 『삼국사기』와 약간 차이가 있으나 전체적인 줄거리는 같은 내용이다. 즉, 박·석 양 씨보다 먼저 경주 지역에 정착했으나 정치적으로는 뒤에 비중이 커진 김씨 집단이 그들의 토템인 닭과 그들의 조상을 연결해 이 같은 설화를 탄생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알지’라는 명칭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왔다. 『삼국유사』에서는 그것이 ‘아기’라는 뜻이라고 했으며 이후 많은 학자들이 이를 따르기도 했으나, 근래에는 ‘Ar’ 부족, 즉 ‘금(金)’ 부족의 족장이라고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알지의 아들은 세한(勢漢 또는 熱漢)이며, 그 뒤의 계보는 아도(阿都)·수류(首留 또는 水留)·욱보(郁甫 또는 郁部)·구도(俱道 또는 仇刀)로 이어지고, 구도의 아들은 김씨로서는 최초로 왕위에 오른 미추이사금(味鄒尼師今)이다. 미추이사금은 알지의 7대 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