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우리 조상들이 인식하던 한반도의 산줄기 체계는 하나의 대간(大幹)과 하나의 정간(正幹), 그리고 13개의 정맥(正脈)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사상에서 비롯된 이들 맥은 10대 강의 유역을 가름하는 분수산맥을 기본으로 삼고 있어 대부분의 산맥 이름이 강 이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낙남정맥(洛南正脈)은 낙동강 남쪽에 위치한 정맥이다. 이 정맥은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白頭大幹)이 끝나는 지리산(智異山)의 영신봉(靈神峰)에서 동남쪽으로 흘러, 북쪽으로 남강의 진주와 남쪽의 하동·사천 사이로 이어지며, 동쪽으로 마산·창원 등지의 높이 300∼800m의 높고 낮은 산으로 연결되어 김해의 분성산(盆城山, 360m)에서 끝난다.
서쪽에서는 섬진강 하류와 남강 상류를 가르고, 동쪽에서는 낙동강 남쪽의 분수령 산맥이 된다. 연결되는 주요 산은 옥녀산(玉女山, 614m)·천금산(千金山)·무량산(無量山, 579m)·여항산(餘航山, 744m)·광로산(匡盧山, 720m)·구룡산(九龍山, 434m)·불모산(佛母山, 802m) 등이며, 그 길이는 약 200㎞이다.
이 산줄기는 전라도 지방의 호남정맥(湖南正脈)의 남쪽 산줄기와 더불어 우리나라 남해안 지방과 내륙지방을 자연스럽게 분계하고 있다. 이 산줄기의 남쪽 해안지방은 연평균기온이 제주도 다음으로 따뜻한 14℃이며, 난온대 산림대(暖溫帶山林帶)를 형성하고, 귤나무의 북한계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