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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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로부터 세 번째 미일(未日)을 가리키는 세시풍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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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동지로부터 세 번째 미일(未日)을 가리키는 세시풍속.
내용

중국에서는 세 번째 술일(戌日) 또는 진일(辰日) 등으로 시대마다 달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때에는 12월 인일(寅日)이었다. 그러나 고려 문종 때는 술일로 납일을 정했지만 대체로 대한(大寒) 전후 진일로 납일을 삼았는데, 조선시대에 와서 동지 뒤 세 번째 미일로 정한 것이다.

납일 때가 되면 대개 음력으로 연말 무렵이 된다. 납일에 나라에서는 종묘사직에 제사를 올렸고 민간에서도 여러 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납향(臘享)’이라고 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납일에 제사를 지낼 때에는 산돼지와 산토끼의 고기를 썼다. 그래서 서울 근교의 경기도 산악지대에서는 사냥꾼으로 하여금 산돼지와 산토끼를 잡게 하고 잡은 고기를 진상하였다.

정조가 이 제도를 파할 때까지 포수들은 용문산과 축령산 등에서 사냥을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납(臘)은 사냥한다는 엽(獵)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냥을 한 짐승을 제수로 쓴 것이다. 또 옛날 내의원(內醫院)에서는 납일에 각종 환약을 만들어 올렸는데 임금은 이 약을 근시(近侍)와 지밀나인(至密內人)에게 나누어주었다.

이때의 환약은 정신적 장애에 쓰는 청심환(淸心丸), 열을 다스리는 안신환(安神丸), 곽란을 다스리는 소합환(蘇合丸) 등이 있다. 한편, 기로소(耆老所)에서도 환약을 만들어 여러 기신(耆臣)들에게 나누어주었고, 각 관청에서도 많이 만들어 서로 주고받기도 하였다 한다. 이때 만든 환약을 납약(臘藥)이라고 한다.

납일 밤에 농촌에서는 새잡기를 하는 민속이 있다. 즉, 청소년들이 패를 지어 새통발을 가지고 다니면서 새가 사는 지붕의 추녀를 찾아다닌다. 통발을 추녀에 대고 긴 막대기로 추녀를 치면 새들이 자다가 놀라서 날아 나오다가 통발 속으로 들어가고 만다. 또는, 새들이 많이 모여 자는 대 수풀을 찾아가 그물을 치고 대나무를 흔들면 새들이 자다가 놀라서 날아가려다가 그물에 걸리게 된다.

납일에 잡은 새고기는 맛이 있을 뿐 아니라 어린아이가 먹으면 병에 걸리지 않고 침을 흘리지 않는다고 전한다. 새는 여름 동안은 풀을 뜯어먹고, 또 벌레를 잡아먹으므로 고기가 맛이 없으나 가을부터는 곡식만 주워 먹으니 납일 무렵이면 제일 맛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때에는 ‘참새가 소 등에 올라가서 네 고기 열 점과 내 고기 한 점을 바꾸지 않는다고 한다.’라는 속담도 있다.

납일에 내린 눈[雪]은 약으로 쓰였다. 즉, 납일에 내린 눈을 곱게 받아 깨끗한 독 안에 가득 담아 두었다가 그 녹은 물로 환약을 만들 때에 반죽을 하고 안질을 앓는 사람이 눈을 씻으면 효과가 있다고 하며, 책이나 옷에 바르면 좀이 먹지 않고 김장독에 넣으면 김장의 맛이 변하는 일이 없이 오래 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납일 저녁에는 엿을 고는 풍속도 있다. 에서 주로 당분을 취하던 옛날에는 엿은 매우 소중했다. 그래서 길일인 납일에 엿을 고면 잘 되고, 또 납일의 엿이 맛이 있고 약으로도 쓰인다 하여 엿을 고았다. 초저녁부터 솥에 불을 때고 엿을 고기 시작하면 새벽이 되어서야 엿이 되고 단지 안에 퍼 넣어 두었다가 긴요하게 쓴다.

참고문헌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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