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2책. 필사본. 지은이가 생전에 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에 시 88수, 권2·3에 설 1편, 변(辨) 1편, 잡저·서(書) 각 3편, 상량문 1편, 비문 3편, 소·장 각 1편, 기 2편, 유사 1편, 제문 10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시에는 「비(扉)」·「송(松)」·「우(雨)」·「산(山)」·「도화(桃花)」 등 서정성이 짙은 것이 많다. 스승인 신수이(愼守彝)를 비롯해 송명흠(宋明欽) 등의 시에 대한 차운시(次韻詩)를 포함하여 장편의 「차삼동오백언운(次三洞五百言韻)」과 6수의 「봉황고상자인산귀시작(奉黃皐喪自仁山歸時作)」, 또한 우홍점(禹洪漸) 등을 대상으로 지은 만시(挽詩) 등 다양한 형식의 시가 고루 실려 있다.
설의 「미발지전무기질지성설(未發之前無氣質之性說)」·「하락이기설변(河洛理氣說辨)」 등과 잡저 중 구두(句讀)가 찍혀 있는 「중용혹문초(中庸或問抄)」 등은 전심으로 연마한 성리학의 깊은 이치가 표출된 글들이다.
「병몽록(病夢錄)」은 1751년(영조 27) 나이 50세가 넘어 신체가 쇠약해져 투병 생활을 할 때 젊은 시절의 포부를 회상하면서 꿈속에 본 동자의 입을 통해 인생의 무상함을 서술한 것이며, 「자장(自狀)」에는 10세 무렵부터 정의감이 넘치고 청족(淸族)이 지배하는 중국을 구출하기 위해 북벌계획을 꿈꾸고 있었음이 기술되어 있다.
「시폐문답(時弊問答)」은 고금의 정치에 대한 득실을 논하고 아울러 태평성대를 갈망하는 노학자의 마음을 깊이 있게 묘사한 것이다. 소의 「구언응제소(求言應製疏)」는 나이 72세 때 천재지변으로 인해 조정에서 초야의 학자들에게 구언하며 지은 것으로서, 만주족인 청나라의 세력이 끝나고 한족이 다시 중국을 지배하게 될 조짐이라며 군대를 양성해 북벌계획을 수립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이 밖에 누락된 부분이 있어 전모를 살피기 곤란한 조광규(趙光逵)에게 보낸 편지와 저자의 5대조인 유덕개(劉德蓋)와 거제현령(巨濟縣令) 정지영(鄭芝榮) 등을 대상으로 쓴 비문을 비롯해 기강의 퇴락을 걱정하는 마음을 기술하고 질서확립에 뜻을 같이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으로 된 「황고신선생오부자정서(黃皐愼先生五父子呈書)」와 「종사회천기(從師懷川記)」, 우홍점을 대상으로 쓴 유사, 스승과 이성복(李聖復) 등을 대상으로 지은 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