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834m.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이 고개에서 삭발하였다 하여 ‘단발령’이라 하였다. 태백산맥 속의 내방산맥(內方山脈)의 북단에 솟은 옥전봉(玉田峰, 1,241m)과 그 남쪽 구단발령봉(舊斷髮嶺峰, 1,241m)과의 사이 안부(鞍部 :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의 우묵한 곳)에 있다.
이 고개의 동쪽 사면은 북한강의 지류인 금강천(金剛川)의 상류 계곡으로 통하고, 상신원리를 거쳐 동금강천을 따라 동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금강산의 입구인 장안사에 이른다. 서쪽 사면은 북한강 상류의 현리에서 동쪽으로 갈라지는 계곡으로 연결된다.
또한, 단발령 일대는 내금강구조선(內金剛構造線)이 남북으로 뻗어 있다. 철원과 내금강의 장안사를 연결하는 금강산 전기 철도와 북쪽의 말휘리를 경유하여 금강산에 이르는 국도가 신설될 때까지는 이 단발령을 지나는 도로가 금강산으로 통하는 간선 도로였다.
이 고갯길은 심한 굴곡을 이루어 금강산 전기 철도가 단발령을 통과하기 위한 1,000m 가량의 단발령 터널이 뚫려 있고, 동서 사면에 각각 단발령역과 오량역(五兩驛)이 개설되어 있다. 경사가 심하므로 이 고개의 양쪽에는 철도에 스위치백(switch back)을 설치하여 전차의 통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단발령의 남서 산록에는 오량동(五兩洞)이, 북동 산록에는 피목정(皮木亭)이라는 마을이 있다. 오량은 옛날 고개를 지날 때 산적을 막기 위하여 안내인에게 닷냥[五兩]의 돈을 주고 호송을 부탁한 데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신라 말 애사에 의하면 마의태자가 아버지 경순왕에게 하직하고 개골산(皆骨山)으로 입산할 때, 이 고개에서 부처의 도움을 받고자 멀리 금강산의 여러 봉우리를 바라보며 출가를 다짐하는 뜻에서 삭발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