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종이 바탕에 수묵담채로 그렸고 세로 26.7㎝, 가로 31.6㎝이다.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되어 있다. 김홍도가 1796년(정조 20)에 그린 산수(山水)와 화조(花鳥) 그림 20폭으로 이루어져 있다. 화첩의 첫 번째 그림인 「옥순봉도(玉筍峯圖)」 화면에만 ‘병진춘사단원(丙辰春寫檀園)’이라 쓰고, ‘홍도(弘道)’라 새긴 주문방인(朱文方印)과 ‘사능(士能)’이라는 백문방인(白文方印)이 찍혀 있다. 또 매 폭마다 ‘김용진가진장(金容鎭家珍藏)’이라는 수장인이 찍혀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 화첩이 한때 조선 말기의 문인화가 김용진의 수장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각 폭의 내용을 대략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제1폭은 김홍도 특유의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법과 준법(皴法)으로 옥순봉을 그렸다. 제2폭은 화폭의 가운데 우뚝 솟은 산봉우리만 그린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로 단양팔경 중 하나인 사인암(舍人巖)을 그린 것이다. 제3폭은 단양의 도담삼봉(島潭三峰)의 경치를 그린 그림이고, 제4폭은 속초의 영랑호(永郞湖)를 그린 것이다.
제5 · 6 · 7폭은 산수인물화(山水人物畵)로서 뱃놀이, 낚시꾼,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는 사람 등이 그려져 있다. 제8폭은 「소림명월도(疎林明月圖)」로서 둥근 달을 중심에 둔 숲의 풍경을 그린 산수화로. 김홍도 특유의 수지법(樹枝法)으로 그렸다. 제9 · 10 · 11폭은 사경풍속화(寫景風俗畵)로 강 건너 마을로 가는 사람들을 그렸다. 외나무 다리를 건너가는 사람, 소를 타고 가는 사람 등이 묘사되어 있다. 또한 쟁기질하는 모습, 소를 타고 가는 모습 등도 눈에 띈다.
제12폭부터 제20폭까지는 모두 화조화이다. 제12폭은 풀밭 위를 날아가는 백로 한 쌍, 제13폭은 오리, 거위, 참새 등의 조류, 제14폭은 나무와 물에서 노는 오리떼, 제15폭은 꽃과 백로, 제16폭은 까투리와 장끼, 제17폭은 나무 위의 매 한 마리, 제18폭은 나무 위의 까치 네 마리, 제19폭은 버드나무 위의 까치 한 마리 그리고 제20폭은 꽃나무 위의 참새 한 마리를 그린 그림이다.
모두 김홍도가 50대에 이르러 정립한 단원화법(檀園畵法)으로 불리는 근경(近景) 위주의 구도와 먹의 농담 및 담채(淡彩)의 투명한 효과, 하엽준(荷葉皴)을 변형시킨 듯한 독특한 준법(皴法)과 나무 묘사법 등이 적용되었다. 따라서 그의 화풍상의 발전을 추적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