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종 때의 왕사(王師)로 천태학의 대가이다. 성은 전씨(田氏). 이름은 자미(子美). 자는 혜약(慧約). 어머니는 양씨(梁氏)이다. 9세 때 의천(義天)의 제자로 국청사(國淸寺)에 있었던 교웅(敎雄)에 의하여 득도하였다.
교웅은 그의 자질을 인정하여 천태종을 융성하게 할 인물이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하루는 대장당(大藏堂)에 들어가 장경함을 열고 책을 보다가 문득 그 뜻을 통달하였다고 한다. 인종도 그의 자질에 감탄하여 뒷날 반드시 대법사가 될 것이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그 뒤 1143년(인종 21) 울주(蔚州)에 있는 영축산(靈鷲山)에 머무르며 많은 학승들을 지도하였다. 1153년(의종 7) 선사(禪師)가 되었다가, 1164년에 대선사(大禪師)로 임명되었고 1171년 왕사가 되었으며, 55세로 서쪽을 향하여 앉은 채 입적하였다.
문하에서는 많은 천태의 고승들이 배출되었다. 선사의 법계를 받은 승지(承智)를 비롯하여 재사(再思)·담요(曇曜)·의윤(顗胤)·신수(神秀) 등 1,200명의 제자들이 나와 고려 천태종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시호는 원각국사(圓覺國師)이며, 충청북도 영동군 영국사(寧國寺)에 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