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현존본으로는 1642년(인조 20) 지선(智禪) 등이 간행한 해인사판과 1721년(경종 1)에 간행한 화엄사판이 있다. 해인사판에는 처능(處能)의 발문이 있고, 화엄사판에는 새봉(璽篈)의 서문이 있다.
상월 새봉의 서문에 ‘此二六紙…’라고 쓰여 있듯이 전체 12장 분량이다. 보우의 불교관이 집약되어 표현된 것으로, 공양시에 진언밀주(眞言密呪)를 하더라도 원관(圓觀)으로 하지 않으면 공덕이 이루어지지 않음을 논하고 있다.
우주만물의 본체는 일심으로, 도량을 개설하여 수행자가 진언을 염송할 때, 이 일심을 정관해야 함을 밝히고, 정관의 요체는 일심이 만물의 신묘한 본체이고, 만물이 일심의 신묘한 작용임을 원관하는 것으로, 이것은 분별망상을 통하여 구성된 앎과는 다른 것이라고 하였다.
특히, 도량의식의 관법에 관해서도 사리원융(事理圓融)한 화엄의 이치로 해석하고 있는데, 공양하는 의식 중 6종의 악기를 울릴 때, 육식(六識)이 비어져 일심이 드러남을 관해야 하며, 향을 바칠 때에도 향이 법신(法身)으로 됨을 관해야 한다고 보았다. 꽃을 바칠 때에나 귀의삼보의 의식에 대해서도 각각의 관법이 서술되어 있다.
화엄의 원융한 도리를 가지고 진언의 밀규(密規)를 해석한 이 책은 조선시대 불교에 있어 밀교와 화엄 및 선(禪)의 관계를 규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