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 11권 3책. 간행연대는 미상이나 권두에 1646년(인조 24)에 쓴 윤신지(尹新之)의 서(序)가 있다.
11권 모두가 시로서 모두 1,023수가 수록되어 있다. 이 중에 오언절구 73수, 칠언절구 328수, 오언율시 401수, 오언배율 16수, 칠언율시 196수, 오언고시 52수, 칠언고시 137수가 된다.
대부분의 한시 작품들이 칠언율시가 많은 데 비하여, 칠언율시보다 짧은 형식인 칠언절구·오언율시가 70% 이상이 되어 시인으로서의 작가의 역량을 알게 해준다.
청신(淸新)하고 호준(豪俊)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 시들 중에 「장계곡만가(張谿谷挽歌)」·「우곡자문(又哭子文)」·「동명왕묘(東明王廟)」·「기자사(箕子祠)」·「단군사(檀君祠)」 등이 빼어나다. 또한 「영죽시(詠竹詩)」는 소식(蘇軾)의 「어잠승록균헌(於潛僧綠筠軒)」과 의경(意境)이 방불하다.
이 시집은 임진왜란·병자호란 이후 사대부들의 의식 면모를 살펴볼 수 있게 한다. 특히, 「등능한산성(登凌漢山城)」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의 피해를 극복하고 왕권을 다시 이룩하여 태평성대를 이루자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어 주목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