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경작생 ( )

모범경작생
모범경작생
현대문학
작품
박영준(朴榮濬)이 지은 단편소설.
목차
정의
박영준(朴榮濬)이 지은 단편소설.
내용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품이다. 작가의 소설적 경향을 광복 이전의 농촌소설 계열과 1950년대 이래의 도시소시민소설 계열로 대별하여본다면, 이 작품은 그의 등단작인 동시에 전자의 작품 계열을 대표하는 수작으로 평가된다.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동네 전체에서 소학교를 혼자 졸업한 주인공 길서(吉徐)는 면사무소 출입이나 마을의 일을 도맡아 하는 관제 농촌지도자이다. 동네 유일의 자작농이기도 한 그는 제법 근면하고 착실하여 동네 사람들의 신망도 있고, 모범경작생으로 서울 농사강습회에 뽑혀가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람됨이 영악하고 이기주의적이다. 혹심한 가뭄으로 살길이 막연해진 농민들이 길서에게 도지[小作料] 인하 교섭을 간청한다.

그는 이를 외면하고 일본시찰단의 일원으로 떠나버린다. 게다가 호세까지 올라 더욱 고통을 받던 농민들은 호세 인상 공작에 길서가 관여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개하여 길서의 논에 박힌 ‘모범경작생’의 말뚝을 뽑아 쪼개버린다. 일본에서 돌아오는 길에 이를 본 길서는 충격을 받는다. 마침 성난 청년 성두가 들이닥치자 길서는 애인을 주려고 들고 갔던 바나나를 그대로 든 채 뒷문으로 도망친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이기영의 「서화」와 더불어 1932년부터 일제의 동화정책 중 하나로 시작된 농촌진흥운동을 구체적인 배경으로, 농촌의 피폐상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가난에 허덕이는 농민들에 대해 실제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식민지 당국이나 지주는 모두 무관심하다.

읍내에 사는 지주 서재당은 아들을 장가들여 고래등같은 기와집을 지어주면서도 농민들의 도지 인하 청원은 냉정하게 거절한다. 농촌지도자라는 길서 역시 예외가 아니다. 서울강습회와 일본시찰단에 뽑혀가고, 소학교 돈을 무이자로 쓰고, 자기가 기른 묘목 값을 올려준다는 유혹에 눈이 어두워 당국의 농가 호세 인상에 협력한다. 그러나 농민들의 도지 인하 교섭 요청은 간단히 거절해버린다.

모범경작생인 길서의 배신적 행위가 이야기의 기본축을 이루면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통해 농촌의 참상과 가난의 고통, 그리고 책임있는 자들의 무관심 등을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인간적이고 부조리한 식민지 농촌의 현실을 고발하고 있는 작품이다.

참고문헌

『한국현대소설사』(이재선, 홍성사, 1979)
「일제시대한국농민소설연구」(임영환, 서울대학교석사학위논문, 1976)
「농촌소설의 변천과정」(정한숙, 『아세아연구』48,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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