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개는 자갈돌이나 모난 돌의 가장자리 일부에서 격지들을 떼어서 날을 만든 도구를 말한다. 찍개는 다시 한쪽 면에서만 격지가 떼어졌으면 외면찍개라고 하고, 마주 보는 두 면에서 격지가 떼어졌으면 양면찍개로 분류된다.
대체로 찍개는 무겁고 커서 잡은 사냥감의 사지를 절단하거나 뼈를 깨뜨리는 데 사용되었을 것으로 보지만, 사실 찍개와 격지 생산의 초기 단계에서 버려진 몸돌을 구분하는 일이 그리 쉽지 않다.
외면찍개와 비슷하지만, 날의 각도가 찍개에 비해 날이 가파른 석기를 주먹대패라고 한다. 밑감으로는 주로 두꺼운 자갈돌이나 판잣돌이나 대형 조각이 이용된다. 밑감의 판판한 면(자갈면/돌결면/뗀면)을 아래면으로 이용한다. 아래면으로부터 등 방향으로 가파르게 크게 뗀 후, 그 가장자리를 둥근날이나 곧은날로 잔손질한다. 나무를 다듬거나 가죽을 무두질하는 도구로 추정된다.
여러면석기는 전체적인 형태가 구형에 가까우면서 여러 개의 면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개 면과 면이 이루는 각도가 90도 이상이다. 모서리에 으스러진 흔적이 집중적으로 나타난다. 전체적인 형태가 공에 가까운 석기로는 석구(石球)도 있다. 여러면석기, 준석구(準石球), 석구 등 세 종류의 석기를 각각 독립된 석기 종류로 인식하기도 하고, 넓은 의미의 여러면석기라는 범주 안에 포함하기도 한다.
이 석기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여러 의견이 제출되었는데, 첫 번째는 이 석기가 사냥하는 데 이용된 사냥돌이라는 해석이고, 두 번째는 최대한 격지를 떼고 난 몸돌이라는 해석도 있다. 마지막으로 무언가 깨뜨리거나 찧는 데 사용되었던 망치였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주먹찌르개는 끝이 뾰족하고 밑은 둥근, 크고 무거운 몸돌석기이다. 가운데 등이 있는 길쭉한 자갈돌의 윗면만 떼고 아랫면은 자연면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때때로 아랫면도 떼어진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따로 세면주먹찌르개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먹찌르개는 언제나 두텁고 단면이 삼각형이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형태적으로 그리고 기능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을 들어, 연구자에 따라서는 주먹찌르개와 주먹도끼를 같은 범주의 석기로 묶어 넣기도 한다.
주먹도끼는 자갈돌이나 모난 돌 그리고 매우 드물게는 커다란 격지를 양면을 떼어서 만든 석기로서,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은 자연면인 상태로 둥근 경우가 대부분이다. 드물게는 끝이 뾰족하지 않고 작은 가로날이 있는 주먹도끼도 있다. 몇몇 연구자들은 한반도에서도 둥근주먹도끼가 발견된다고 하지만, 서양에서 말하는 둥근주먹도끼와는 매우 다르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먹도끼는 전기 구석기시대를 특징 짓는 유물, 즉 표식유물로 본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주먹도끼는 전기 구석기시대는 물론 그 이후 시대에도 사용되는 석기이므로, 전기 구석기시대를 특징 짓는 석기라고 볼 수 없다. 그러므로 주먹도끼는 지역적 맥락에 따라, 석기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주는 좋은 사례이다.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몸돌석기는 전기 구석기시대 중에서도 주로 이른 시기에 사용되다가 주먹도끼가 출현하는 시기부터 점점 줄어들고, 중기 구석기시대에는 격지석기로 완전히 대체되는 양상을 보인다.
그러나 한반도의 구석기시대에서는 몇몇 유적에서 그와 같은 양상이 보인다는 의견도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그와 같은 양상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의 구석기시대를 보다 세부적으로 나눌 수 있는 나름의 독자적이고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