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도끼

선사문화
개념
구석기시대 자갈돌 또는 납작한 모난돌, 드물게는 대형 격지를 밑감으로 하여 양 면에서 격지를 떼어 만든 큰 석기.
이칭
이칭
양면핵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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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주먹도끼는 구석기시대 자갈돌 또는 납작한 모난돌, 드물게는 대형 격지를 밑감으로 하여 양 면에서 격지를 떼어 만든 큰 석기이다. 양면핵석기라고도 불린다. 전체적인 형태를 보면 대개 길쭉하고 끝은 뾰족하다. 손에 잡히는 부위인 밑은 둥글고 자연면으로 덮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유럽 · 아프리카 지역의 주먹도끼들은 가장자리를 따라 날카로운 날이 있는 경우가 많지만, 동아시아 지역의 주먹도끼는 밑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만 날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아시아 지역에 맞는 독자적인 주먹도끼 분류 방안이 필요하다.

정의
구석기시대 자갈돌 또는 납작한 모난돌, 드물게는 대형 격지를 밑감으로 하여 양 면에서 격지를 떼어 만든 큰 석기.
개설

일반적으로 ‘주먹도끼류’ 또는 LCT(Large cutting tools)라는 범주 안에는 양면이 가공된 주먹도끼(handaxe), 한 면만 가공된 주먹찌르개(pick), 가로날도끼(cleaver), 주먹칼(knife) 등 '자르는 데 쓰는 큰 석기들'이 모두 포함된다.

세계 학계에서는 대개 주먹도끼를 전기 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주먹도끼가 전기 구석기시대뿐만 아니라, 중기 구석기시대에도 꾸준히 사용되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주먹도끼가 발견된다는 점을 이유로 해당 유적이 전기 구석기시대에 속한다고 단정짓는 일은 삼가야 한다.

한편 주먹도끼가 양면이 가공된 석기라는 점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양면에서 격지를 떼서 만든 모든 석기를 주먹도끼라는 범주 속에 넣는 것도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왜냐하면 유럽과 아프리카에서도 지역에 따라 중기 구석기시대에 속하는 유적인 데도 불구하고, 양면이 가공된 큰 긁개 또는 삼각형의 작은 주먹도끼가 출토되는 일이 가끔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주먹찌르개처럼 한 면만 가공된 석기도 주먹도끼 범주 안에 포함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비슷한 형태의 석기라 하더라도 지역적 특성과 문화적 맥락을 총체적으로 고려하여 주먹도끼의 존재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석기시대 구분 및 한계

20세기 초에 일찍이 프랑스의 앙리 브뤠이(Henri Breuil)는 유럽의 전기 구석기시대에 두 가지 계통의 문화, 즉 몸돌석기 전통문화와 격지석기 전통문화가 공존했다고 주장하면서, 전자를 아슐리안(Acheulian)이라고 하고 후자를 클락토니안(Clactonian)이라고 명명하였다. 이러한 브뤠이의 이원적 석기 문화론은 그 후 구석기시대를 연구하는 다른 학자들에게 크게 영향을 끼쳤는데, 미국의 할람 모비우스(Hallam L. Movius)와 중국의 자란포[賈蘭坡]가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1940년대에 모비우스는 아프리카 · 유럽 · 중근동 · 인도 · 자바 등의 지역에서는 주먹도끼 문화가 있었고, 동남아시아와 중국 · 한국 등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찍개로 대표되는 자갈돌석기 문화가 있었다는, 이른바 ‘모비우스 가설’을 제출하여 학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렇지만 당시 동아시아 현지의 많은 고고학자들은 이와 같은 ‘모비우스 가설’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전곡리, 금굴, 병산리, 가월리 · 주월리, 거두리 유적 등 거의 한반도 전역에서 주먹도끼가 연달아 발견되고, 또 중국에서도 띵춘[丁村], 란티엔[藍田] 바이서[百色], 공왕링[公王嶺], 윤시안[鄖縣], 지공산[鷄公山] 유적 등지에서 주먹도끼가 발견됨에 따라, ‘동아시아 주먹도끼 부재론’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주먹도끼의 의의와 연구 과제

현재 세계 구석기 학계에서 동아시아 지역에 주먹도끼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학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유럽 · 아프리카 지역에서 말하는 주먹도끼와 동아시아의 주먹도끼에 차이점이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첫째, 앞서 언급했듯이 유럽 · 아프리카에서 주먹도끼는 전기 구석기시대 표식유물이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주먹도끼가 그와 같은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둘째, 전자에서는 석기 전면을 떼어 주먹도끼를 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후자에서는 뾰족한 끝부분과 양 옆의 가장자리에만 부분적으로 날을 세우고, 손에 쥐는 부위인 밑 부분은 자연면인 상태로 그냥 놔두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다르다.

셋째, 전자에서는 부드러운 나무, 뿔, 뼈 같은 연질 망치를 가지고 주먹도끼를 제작하지만, 후자에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돌망치를 가지고 큰 떼기만 해서 날을 세우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대부분이다. 따라서 동아시아 주먹도끼들에서는 날을 가지런히 곧게 펴는 마무리 단계, 즉 잔손질 단계가 보통 생략된다.

이상과 같은 동 · 서양 주먹도끼에서 관찰되는 차이점을 볼 때,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는 그 연원이 상당히 깊다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차이를 확대 해석해서 인종 간의 차이로 환원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 기술의 차이와 지적 능력 간에는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찾을 수 없다는 점이 최근 연구에서 밝혀졌기 때문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수와 보르드(François Bordes)는 계량적인 방법을 통해 주먹도끼의 여러 가지 유형들을 좀 더 객관적으로 분류하는 방법론을 처음으로 제시하였다. 그 후 데릭 로우(Derek Roe), 맥신 클레인딘스트(Maxine Kleindienst)를 비롯하여 많은 연구자들이 각 지역의 상황에 맞는 주먹도끼 분류 방식을을 학계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서양 학계에서 그동안 제출된 주먹도끼 분류 방식은 동아시아 지역에서 출토된 주먹도끼를 분류하는 데는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현재 동아시아 지역에 맞는 독자적인 주먹도끼 분류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연구자들 사이에 형성되어 있지만, 동아시아의 다양한 형태의 주먹도끼들을 객관적으로 분류할 수 방법론은 아직 학계에 제출되지 않은 상태이다. 한반도에서 출토되는 주먹도끼들의 특성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좀 더 타당한 객관적인 분류 체계가 절실히 요구된다.

참고문헌

단행본

앙드레 데베나스 · 해롤드 L. 디블, 『구석기 형식분류』(이선복 옮김, 사회평론, 2012)
M. L. Inizan et al, Technology and Terminology of Knapped Stone(Antibes: CREP,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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