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의 문집인 『약천집(藥泉集)』 권1에 수록되어 있다. 제목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중국의 것과는 구별되는 우리 나라 고유의 시가 형태인 시조를 한역화한 작품으로, 고려 말의 작품으로부터 자신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총 11수가 전한다.
작품의 내용은 정몽주(鄭夢周)의 「단심가(丹心歌)」, 이항복(李恒福)이 북청에 귀양갈 때 지은 시조, 효종이 청석령(靑石嶺)과 중국의 옥하관(玉河關)을 지나며 지은 시조 각 1수, 저자의 ‘동창이 밝았느냐’라는 시조, 이 밖에 이중집(李仲集)·황진이(黃眞伊) 등의 시조가 한역되어 있다.
형태는 자유형 4구가 2수, 자유형 6구가 1수, 7언 6구가 1수, 5언 6구가 2수 등으로 되어 있다. 시조는 6구를 기본구조로 하며, 한시는 5·7언의 4구 혹은 8구를 정형으로 한다.
따라서 이를 한역화함에 여러 방식이 시도되었는데, 신위(申緯)의 소악부의 경우는 시조의 6구체 형식을 무시하고 4구의 한시에 내용을 담았으나, 남구만은 한시에 충실하기보다는 시조의 형식에 따라 축자직역(逐字直譯 : 하나하나의 글자에 대해 글자의 뜻대로만 해석함.)하는 양식을 택하였던 것이다.
우리의 시가에 대한 관심의 표명과 함께 일정한 정도의 파격을 통하여 한시의 새로운 형태를 창출한 이러한 악부시는 당시의 정신사적인 변화양상을 잘 보여준다. 이 작품들은 당시에 유행하던 국문 가창 시가를 한시의 형태로 재구성하여 변용시켜줌으로써 당시의 문학적 현상을 이해하는 자료로서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