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서울』은 1946년 7월 오장환의 시 「8·15의 노래」, 「병든 서울」, 「지도자」 등을 실어 정음사에서 간행한 시집이다. 수록 작품들은 8·15 직후 격변하는 혼란된 상황 의식을 토로하거나, 좌경적 이념과 혁명 사상을 바탕으로 투쟁의 구호를 외치는 특성을 지닌다. 이와 함께 황폐한 현실에서 병든 몸을 치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명력과 윤리성 충만한 육체를 추구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를 통해 오염되고 파편화된 세계를 비판함과 동시에 더 나은 사회의 건설을 약속하는 목소리를 실어냈다.
『병든 서울』은 시집의 간행순으로 본다면, 『나 사는 곳』(1947)에 앞서 간행된 세 번째 시집이다. 그러나 수록작들이 모두 8·15광복 이후에 쓰였기 때문에 실제로는 제4시집에 해당된다.
『병든 서울』은 일기(日記)처럼 제작 일자를 명시하고 수록시를 제작순에 따라 배열하고 있다. 「8·15의 노래」, 「연합군입성(聯合軍入城) 환영의 노래」, 「이름도 모르는 누이에게」, 「원씨(媛氏)에게」, 「병(病)든 서울」, 「어둔 밤의 노래」, 「지도자(指導者)」, 「입원실(入院室)에서」, 「깽」, 「ГИМН」, 「가거라 벗이어!」, 「연안(延安)에서 오는 동무 심(沈)에게」, 「이 세월(歲月)도 헛되히」, 「공청(共靑)으로 가는 길」, 「너는 보았느냐」, 「강도(强盜)에게 주는 시(詩)」, 「내 나라 오 사랑하는 내 나라」, 「나의 길」, 「어머니 서울에 오시다」의 순서로 실렸다.
『병든 서울』의 수록작 대다수는 당시의 신문이나 잡지에 먼저 발표되었다. 수록작들은 8·15 직후 격변하는 혼란된 상황 의식을 토로하거나, 좌경적 이념과 혁명 사상을 바탕으로 투쟁의 구호를 외치는 듯한 특성을 지닌다. 이 때문에 시집의 핵심 주제로는 민족 공동체 의식, 주2 이념과 주3 사상의 주4가 주로 거론된다. 예컨대 「너는 보았느냐」는 무능한 “늙은 마부”, 곧 "마차 발에 채어 죽은 마차꾼"과 "인육(人肉)을 싣고 가는 폭력단"을 모두 비판한다. 그러면서 새로운 세계를 염원하는 존재들, 곧 "한 나라의 집결된 의사/인민의 입/신문"을 높이 내세운다. 이것은 병들거나 타락한 존재(체제)의 부정성을 맹렬히 폭로함으로써 그 잘못을 극복한 새로운 세계(사회주의)와 변혁적 존재의 가능성을 추구하는 의식적인 시적 전략의 일환이다.
『병든 서울』은 황폐한 현실에서 병든 몸을 치유하기 위한 방법으로 생명력과 윤리성 충만한 육체를 추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를 통해 오염되고 파편화된 세계를 비판함과 동시에 더 나은 사회의 건설을 약속하는 목소리를 실어냈다. 이 때문에 해방 후의 윤리적이며 개혁적인 시선과 태도를 '병든 서울'에 비추어 새롭게 일궈내는 역설의 언어와 표현을 잘 구사하고 있다는 문학사적 의의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