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 10㎝, 세로 5.4㎝. 경기도 개풍군 영남면 현화리 성거산 총지사(摠持寺)에서 1007년(목종 10)에 개판된 ≪보협인다라니경≫의 책머리에 있는 일종의 판화이다. 김완섭(金完燮) 소장이었으며, 책머리에 기록된 간기에 의하여 불탑(佛塔) 속에서 출현한 것으로 판단된다.
간기에는 “고려국 총지사 주지 진념 광제대사 석홍철이 공경하여 보협인경판을 만들어 널리 인행 보시하여 불탑 가운데 공양한다. 때는 통화 25년, 정미에 기록한다(高麗國摠持寺主眞念 廣濟大師釋弘哲敬造 寶篋印經板印施普安 佛塔中供養時 統和二十五年丁未歲記).”라고 하여 간행하였던 사찰과 작자, 경명과 연대 등을 알 수 있다.
그림의 내용은 일반 변상도의 성격과 같이 경문의 내용을 표현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무구묘광(無垢妙光) 바라문의 공양을 받으러 그의 집으로 가는 도중 풍재원(風財園)의 낡은 고탑을 만나 설법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법문을 들은 수많은 사람들이 각기 불과(佛果 : 불도 수행으로 얻은 과보)를 증득하며 또 이 경전을 서사하여 탑 속에 봉안함으로써 얻어지는 무한한 공덕을 설명한다.
대체로 그림 속의 화폭은 시간적 변이를 두고서 연속적으로 표현된다. 즉 구도는 상하 2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우측에는 무구묘광 바라문이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공양을 청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중간에는 석가모니와 바라문 일행의 사이에 큰 광명이 번쩍이고 있다. 이는 석존이 바라문의 집으로 가기 전에 일대 경각(警覺)을 주기 위하여 나타낸 신통의 장면을 묘사한 것이다.
그 왼편에는 석가모니가 제자들과 함께 바라문의 집에 막 도착한 장면을 나타내고 있다. 집과 산을 나타내 일종의 원근을 표시하였다. 그림의 오른쪽에는 불탑의 기단과 탑신·상륜까지 착실히 표현하였는데, 이것이 보협인다라니탑이다. 탑 주변에는 하늘에서 보배 꽃이 내려 불탑을 공양하는 장면을 묘사하였다.
흔히 이 총지사본 보협인경변상은 중국의 오월국의 전홍숙(錢弘俶, 948∼978년) 간행의 보협인경변상과 비교되기도 한다. 오월판은 975년(開寶 8) 서호(西湖)의 뇌봉탑(雷峰塔)에 봉안되었다가 1925년 탑의 붕괴로 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지사 간행의 변상도는 오월판보다 30여 년 뒤의 간행으로서 오월판보다 훨씬 우수하다. 즉, 오월판은 그림의 구도가 엉성하고 형식적이다. 하지만 총지사판은 경문의 내용을 더욱 세밀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그 구도나 사물의 묘사가 더욱 사실적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