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시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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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두 어기가 결합하여 합성명사를 만들 때 그 사이에 덧붙는 시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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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두 어기가 결합하여 합성명사를 만들 때 그 사이에 덧붙는 시옷.
내용

합성어의 앞 어기에 받침이 없을 때에는 ‘콧노래’와 같이 시옷을 받쳐 적으며, 받침이 있을 때는 ‘길가·손등·등불·움집’ 등과 같이 시옷을 받쳐 적지 않는다.

단, 합성어에서 뒤에 오는 어기의 첫소리가 된소리나 거센소리일 때는, ‘보쌈·아래팔’ 등과 같이 시옷을 받쳐 적지 않는다. ‘인내성’과 같은 예에 사이시옷이 있다고 할 때, ‘-성’은 접미사이므로, 사이시옷이 반드시 합성명사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사이시옷은 문제 설정에서부터 설명법에 이르기까지 논자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사이시옷을 가진 것으로 보는 예 중, 가장 전형적인 부류는 ‘고랫재·귓밥·뱃속·모깃불·바닷가·뱃길·선짓국’ 등과 같은 예이다.

앞뒤의 말이 모두 고유어이고, 표기법상 사이시옷이 나타나며,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예들이다. 사이시옷이 쓰이지 않았다면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될 이유가 없는 예들이다.

두 어기 중 하나가 기원적으로 한자어인 ‘귓병·콧병·봇둑·사잣밥·핏기·햇수·텃세·곗돈’ 등도 이들과 같은 계열에 속한다. ‘병(病)·보(褓)·사자(獅子)·기(氣)·세(稅)·계(契)’ 등은 고유어화한 한자어로 볼 수 있다.

사이시옷을 가진 것으로 취급되는 둘째 부류는 ‘멧나물·아랫니·아랫마을·냇물·빗물’ 등과 같은 예들이다. 앞뒤의 말이 여기서도 모두 고유어이고, 표기법상 사이시옷이 나타나나,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될 수 없는 예들이다.

‘곗날·제삿날·훗날’ 등도 이들과 같은 계열에 속한다. 앞에 나온 ‘계(契)’와 함께 ‘제사(祭祀)·후(後)’ 등도 고유어화한 한자어로 볼 수 있다.

이들과 다소 차이나는 것이 ‘뒷일·나뭇잎·옛일·베갯잇·깻잎’ 등과 같은 예이다. 표기법상 사이시옷이 보이고 된소리 발음이 없는 것이 같으나, ‘ㄴ’이 아니라 ‘ㄴㄴ’소리가 덧나는 것이 다르다. ‘가욋일·예삿일·훗일’ 등도 이들과 같은 계열에 속한다.

사이시옷을 가진 것으로 취급되는 셋째 부류는 앞뒤 어기 모두가 한자로 된 ‘곳간(庫間)·셋방(貰房)·숫자(數字)·찻간(車間)·툇간(退間)·횟수(回數)’ 등과 같은 예들이다.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나며, 정서법상 사이시옷을 받쳐 쓰는 예들이다.

정서법상 사이시옷을 받쳐 쓰지 않는 ‘시가(時價)·호수(號數)·도수(度數)·가점(加點)·초점(焦點)’ 등도 사실은 이들과 성격이 같다고 할 수 있다. 특정한 한자어와 관련하여 사이시옷이 나타나는 경우이다.

이 밖에 때로 사이시옷 현상으로 다루어지는 것의 부류의 하나는, 일정한 음운론적인 환경에서 거의 무조건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가 되는 ‘불상(佛像)·살신(殺身)·멸종(滅種)·절대(絶對)·절도(節度)’ 등과 같은 예들이다. 이들은 앞의 한자가 ‘ㄹ’ 받침을 가지고 있고 뒤의 한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발음되는 공통점을 가진다.

‘팔불(八佛)·절벽(絶壁)’은 같은 환경에서도 된소리 현상을 보이지 않는 예들이다. 다른 부류의 하나는 ‘안기[안끼], 검다[검따], 신다[신따]’ 등과 같이 동사가 활용을 할 때 된소리가 나타나는 예들이다. 이와 달리 음운론적 환경을 같이하는 ‘안기다·검뎅·신발’ 등은 된소리 현상을 보이지 않는다.

이 두 가지 현상은 여기서 사이시옷 현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본다. ‘불상’류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된소리 현상을 보이는 것이며, ‘안기’류는 ‘가기’와 같은 예에서 된소리 현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사이시옷의 기능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 여러 가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에 관한 논의를 크게 둘로 나누면 다음과 같다.

하나는 사이시옷을 된소리 현상 또는 합성어의 경계 표시와 같은 음운론적인 현상으로 파악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사이시옷 현상을 음운론적인 현상으로 보지 않는 것이다. 사이시옷을 중세어의 속격(屬格) 기능과 관련시키는 것은 이러한 입장의 그 하나이다.

‘잠자리[蜻蛉]·잠ㅅ자리[寢所](앞말에 받침이 있는 경우는 편의상 앞뒤 말 사이에 ‘ㅅ’을 끼워넣기로 한다)와 같은 예에서 경계 이론은 매우 유효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곤충 이름의 ‘잠자리’에는 합성어의 경계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며, ‘잠ㅅ자리’에는 ‘잠’과 ‘자리’ 사이에 형태소 경계가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같은 원리가 ‘나무집:나뭇집’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나무집’이나 ‘나뭇집’은 모두 합성어로서 그 경계의 성격이 다르다고 할 수 없다. 사이시옷 현상을 단순한 경계(境界) 현상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사이시옷은 단순한 된소리 현상도 아니다. ‘어젯일’과 같은 예에 나타나는 사이시옷은 된소리와 관련된다고 보기 어렵다.

사이시옷의 쓰임과 관련되는 가장 일반적인 특징은 국어의 통사적인 구성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사이시옷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합성어에서도 앞말과 뒷말이 ‘마소·손발’과 같이 병렬되는 구성에서는 사이시옷이 나타나는 일이 없다.

앞말이 뒷말의 재료나 성질을 나타내는 ‘나무집·돌다리·쇠줄’과 같은 구성에도 사이시옷은 나타나지 않는다. 한문 구성에 있어서도 그것이 한문의 통사적 구성의 원리에 따라 쓰일 때에는 사이시옷이 나타나지 않는다.

앞뒷말 사이의 관계로 보아 사이시옷이 잘 쓰이는 구성은 앞말이 뒷말에 대하여 장소나 시간의 의미를 가지는 ‘봄비·산길·땅벌·어젯일’과 같은 예나, 앞말이 뒷말의 출처나 방법이나 수단을 나타내는 ‘경깃미·구둣발’과 같은 예, 또는 앞말이 뒷말에 대하여 목적 대상의 관계를 가지는 ‘물독·고깃배·나뭇집’과 같은 예, 그리고 앞말에 부사격 조사가 있는 ‘귀엣고리·옷엣니·눈엣가시’ 또는 ‘곗돈·촌길·훗날·예삿일’ 등과 같은 예에서이다.

이들 예의 구성적 특징은 그 연결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이다. 시옷을 가지지 않은 ‘귀에 고리’를 보기로 하자. ‘귀에’는 부사어이고, ‘고리’는 명사이다. 부사어가 명사를 수식하는 구성이다. 이는 국어의 일반적인 통사적 구성이라 할 수 없다. 명사 앞에는 관형어가 와야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 통사적 파격을 해소하는 것이 사이시옷이라 할 수 있다.

‘봄비’에 대해서는 ‘봄’을 의미론적인 부사어로 해석할 수 있다. 의미론적으로 부사어가 명사 앞에 오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여기서도 사이시옷은 그 의미론적인 연결 관계의 파격을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통사적 파격이 해소된 결과는 가령 ‘귀엣’이 명사적인 기능을 획득하여 ‘고리’를 수식하는 구성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통사적 파격의 해소는 이질적인 대상을 결합하는 능력이므로, 의미론적으로 관련이 먼 두 요소를 결합하여 특수한 의미를 표현하게도 된다. 술집을 가리키는 ‘충주집’은 단순한 ‘집’이 아니다. ‘충주집’이 충주에서 시집 온 사람을 가리킬 수도 있다. 역시 특수한 의미의 표현과 관련된다. 다른 사람의 주의를 끄는 ‘인기(人氣)’도 단순히 사람의 기운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콩밥’은 콩으로 만든 밥을 가리키나, ‘공밥’은 단순히 밥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적어도 반찬도 있어야 한다.

고유어나 한자 중 의미론적으로 의존성을 강하게 가지는 ‘-님, -날[日], -병(病), -증(症), -증(證), -기(氣), -성(性), -점(點)’ 등은 그 자체가 앞에 사이시옷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좋을 만큼 사이시옷을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경향을 가진다. 사이시옷이 특수한 의미의 표현과 관련된다고 할 때, 방언에 따라 또는 화자에 따라 개인차가 생겨날 수도 있는 것은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어떤 구성의 의미를 특수한 것으로 판단하는가 일반적인 것으로 판단하는가의 문제로 환원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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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ㅅ의 음운론」(김차균,『국어학』22, 1992)
집필자
임홍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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