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풀이장단은 충청도와 전라도 굿에서 주요 무가(巫歌)와 춤 반주에 사용된다.
살풀이는 ‘살을 풀어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지만 주로 신의 내림을 청하는 통절 주1의 무가에 쓰인다. 이 지역의 굿에서 살을 푸는 무가에 쓰이는 예는 없다. 전라남도 지역의 경우, 흘림이라고도 불리는 동살풀이장단이 더 주요하게 사용된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살풀이장단은 3소박 4박 구조의 장단이다. 경기도 남부 지역 굿의 2소박 6박 장단인 도살풀이장단과 전라남도 지역의 2소박 4박 장단인 동살풀이장단과 더불어 살풀이 계열의 장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장단은 장단 이름에서 보이듯 어느 정도 음악적인 특성을 공유한다. 따라서 경기도 남부에서 전라남도에 이르는 한반도의 서남부 지역을 일컬어 살풀이권이라 부르기도 한다.
현재 충청도 · 전라북도 지역 세습무(世襲巫)의 전승이 대부분 끊어지면서 이 지역의 살풀이 무가는 음향 자료로만 확인할 수 있다.
무녀는 3소박 4박 구조의 살풀이장단 위에 2소박을 자주 사용하고, 3소박 4박과 2소박 6박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무가를 부른다. 또한 첫 박을 비우고 그다음 박부터 무가를 부르는 엇붙임과 주2을 이어 붙이고 뒤를 뻗는 가사를 붙이는 등 다양한 붙임새를 빈번히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장단과 가사의 단위가 어긋나는 경우가 많으며, 지역에 따라 2소박 6박 사용의 빈도 차가 나타나기도 한다.
충청도 무녀로 추정되는 신수덕의 무가를 살펴보면, 3소박 4박과 2소박 6박의 사용이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나타나며, 충청남도 부여군의 은산별신제(恩山別神祭)의 이어린년(李於仁連)은 2소박 6박을 주로 사용한다. 전라북도 부안군과 위도 등지는 3소박 4박 중심의 무가가 많으며, 전라남도 지역으로 갈수록 2소박 6박과 3소박 4박이 섞여 충청도 지역과 비슷한 형태의 가사 붙임이 된다. 전라남도 진도군의 경우, 2소박 6박의 리듬형이 주를 이룬다.
기악 주3로 된 시나위 연주와 예술 춤으로 발전한 살풀이춤 등의 반주에도 살풀이장단이 쓰이며, 3소박 4박 구조의 장단에 2소박과 3소박을 섞어가며 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