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대』는 염상섭이 지은 장편소설이다. 1931년 총 215회로 《조선일보》에 연재하였다. 1947년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1930년대 서울의 보수적인 중인계층 출신이며 식민지 중산층인 조씨 집안 삼대의 몰락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은 구체적인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사실주의 문학을 확고히 수립한 사회소설이다. 안정된 소설 구조와 개성 있는 인물의 유형, 복잡하지만 치밀한 사건 전개의 수법으로 우리나라 근대문학의 수준을 뛰어넘는 탁월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무화과』는 『삼대』의 후일담을 다룬 속편으로 알려져 있다.
염상섭(廉想涉)이 지은 장편소설. 1931년 1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총 215회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되었고, 1947년 을유문화사(乙酉文化社)에서 단행본으로 간행하였다.
삼대에 걸친 가계의 전개를 통하여 식민지시대인 당대의 사회적 현실을 제시함으로써, 사회적 변천과 정신사의 이면을 함께 묘사한 1930년대 가계소설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대지주이며 재산가인 할아버지 조 의관은 양반 행세를 하기 위해서는 족보까지도 사들일 정도로 명분과 형식에 얽매인 봉건적 인물이며, 구세대의 전형으로 묘사되어 있다.
아버지 상훈은 새 시대의 주역으로서 교육과 교회 사업에 힘쓰는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봉사를 꾀하려고는 하지만, 그의 아버지 조 의관의 거대한 재산을 이용하여 축첩과 애욕에 사로잡힌 이중인격적 생활에 빠져 있는 과도기적 인물이다.
조 의관의 손자 덕기는 경도(京都) 삼고(三高)에 다니는 지식 청년으로 민족의식이나 사회의식에 있어서 공평성과 정의감을 가지고는 있지만, 용기가 없고 소극적이며 도피적 반응밖에는 나타내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인물이다.
이들 삼대의 이야기는 마침내 할아버지의 죽음이 몰고 온 재산상속 문제에 불이 붙으면서 주변 인물들의 엄청난 추악상으로 이야기는 절정에 이르게 된다.
한편, 가난한 기독교인의 아들인 병화는 관념적 사회주의자로서, 덕기와는 사상과 행동에 있어 정반대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독립운동가의 딸이자 상훈에게 희생된 경애와 함께 사회주의 운동에 간접적으로 가담한다. 덕기의 집은 할아버지의 죽음으로 도덕적으로 황폐화되고 만다. 덕기는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열쇠꾸러미로 가문과 재산을 지키려 한다.
그러나 서조모인 수원댁, 창훈 · 상훈을 비롯한 가족들의 재산 분배를 둘러싼 음모와 할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독살의 혐의로 검거된다. 상훈은 조 의관이 죽고 난 뒤 재산을 탕진해가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결국 가짜 형사사건으로 검거된다.
한편, 병화는 독립운동가 피혁이 전해준 기밀비로 경애와 함께 식료품점을 열지만, 기밀비에 대하여 전전긍긍하다가, 결국 기밀비 때문에 그의 하숙집 딸인 필순의 아버지와 함께 장훈 패거리에게 테러를 당한다. 그 일로 필순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였다가 죽고 만다.
혐의를 벗고 풀려나온 덕기는 유산 문제와 가족 문제들을 어느 정도 원만히 처리하고, 그가 존경하는 필순 아버지가 남긴 유가족을 돌보아달라는 부탁을 의무나 책임으로 받아들이며, 변천하는 시대에 대한 대비 의식이나 ‘못 가진 자’에 대한 ‘가진 자’로서의 자각을 보이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930년대 서울의 보수적인 중인계층 출신이며 식민지 중산층 집안인 조씨가(趙氏家)의 몰락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구체적인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하여 사실주의 문학을 확고히 수립한 사회소설이다. 또한 이 작품은 염상섭의 초기 작품들의 관념성을 불식하고 『만세전』에서 비롯한 객관적인 관찰을 통하여 현실을 묘사하고 있다.
한말 세대의 보수성과 개화기 세대의 정신적 파탄, 식민지 세대의 진보성으로 대표되는 조(祖) · 부(父) · 손(孫)의 삼대라는 안정된 구도 속에서, 가족 계보 안의 갈등과 세대간의 단층과 대치가 무리 없이 그려져 있다. 몰락 과정과 이에 대한 의식, 당시 청년들의 정신적 갈등이 사실적 수법으로 파헤쳐져, 미묘한 인간심리의 변전을 탁월하게 묘사하였다.
유교 전통사회에서 일제의 식민지 통치를 거쳐 근대사회로 변모하고 있는 현실을 그린 이 작품은 가족사를 통한 시대사의 재구(再構)로 요약된다. 민족항일기 동안 여러 유형의 한국인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살아갔으며, 또 당시의 사회구조의 모순이나 세대 교체의 문제가 한국 근대사의 변천 과정에서 어떻게 파악될 수 있는가를 문제삼은 한국 근대문학의 대표적 작품에 속한다.
특히, 안정된 소설 구조와 개성 있는 인물의 유형, 복잡하지만 치밀한 사건 전개의 수법과 주제가 차지하는 역사적 · 사회적 비중에 있어서, 기왕의 우리 나라 근대문학의 수준을 뛰어넘는 탁월한 작품이다.
사물의 관계 의미를 포착하는 데 적절한 문체와 실생활을 구체화시키는 데 성공한 서울 중류층의 생활어의 구사는 총체적인 소설미학적 관점에서 백미로 평가된다. 역시 서울 중산층의 삶의 방식을 다룬 『무화과(無花果)』(매일신보, 1931∼1932)는 『삼대』의 후일담을 다룬 속편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