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만 발견되는 특이한 탱화이다. 지장탱화가 발전, 확대된 불화로서, 지장보살의 신앙이 더 심화되고 확대되어 나타나게 된 것이다.
이 삼장보살의 명칭이나 도상이 어디에서 유래되는지는 정확히 밝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장보살의 신앙이 더 심화되고 확대되어 우리 민족 고유의 숭천 신앙(崇天信仰)과지지 신앙(地祗信仰)·망인낙지천도 신앙(亡人樂地薦度信仰)을 수용하여 소박한 삼계 우주관(三界宇宙觀)을 표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장 중 천장보살은 상계 교주(上界敎主)이고 지지보살은 음부교주(陰府 敎主)이다. 그리고 지장보살은 유명계 교주(幽冥界敎主)로서 천상과 지상과 지하의 삼계 교주로 신앙되고 있다.
삼장탱화는 보통 한 폭에 그려진다. 중앙에 천장보살이 앉아 있고 우측에 지지보살, 좌측에 지장보살이 배치되며, 그 주위에 권속들이 둘러싸고 있다. 천장보살의 권속으로는 협시에 진주보살(眞珠菩薩)과 대진주보살(大眞珠菩薩)이 있다. 그 주위에는 사공천(四空天)·십팔천(十八天)·육욕천(六欲天)·일월천(日月天)의 왕들과 제성군중(諸星群衆)·오통선중(五通仙衆)이 묘사된다.
지지보살의 권속으로는 좌우협시에 용수보살(龍樹菩薩)과 다라니보살(陀羅尼菩薩)이 있다. 그 주위에는 견우신중(堅牢神衆)·금강신중(金剛神衆)·팔부신중(八部神衆)·용왕신중(龍王神衆)·아수라(阿修羅)·대야차중(大夜叉衆)·나찰파중(羅刹婆衆)·귀자모중(鬼子母衆)·대하천중(大河天衆) 등이 묘사된다.
지장보살의 권속으로는 좌우협시에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있다. 그 주위로는 관세음보살·용수보살·다라니보살·금강장보살·허공장보살, 제10왕인 오도전륜대왕(悟道轉輪大王)이 묘사된다. 이때 천장보살은 보통 설법인(說法印)을 취하고 지지보살은 경책을 들며, 지장보살은 왼손에 보주(寶珠)를 들고 있는 것이 통례이다.
이 삼장탱화는 임진왜란 직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건륭 연간(乾隆年間, 1736∼1795년)까지 많이 나타나다가 그 뒤는 거의 제작되지 않았다. 중단탱화(中壇幀畫)로서의 성격을 명백히 하였던 이 탱화도 삼장탱화에서 망인낙지천도를 뜻하는 지장 신앙이 다시 강조되어, 지장탱화로서 분화됨에 따라 그 명맥을 잃게 된 것이다. 다만, 삼장탱화는 다시 신중탱화(神衆幀畫) 속에 수용되어 현재 그 자취를 엿볼 수 있다.
현재 전통적인 우리 나라 사원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탱화이다. 하지만 다른 탱화와는 달리 신앙의 표상으로, 혹은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의미는 이미 잃은 지 오래이다. 그리하여 이 탱화는 사찰 내에서 봉안 장소와 의식 행위, 신앙적인 기능은 물론, 그 명칭마저도 잃어 가는 상태에 놓여 있다.
대표적인 삼장탱화로는 1707년(숙종 33년) 제작한 파계사 삼장탱화, 1744년(영조 20년) 그린 고성 옥천사(玉泉寺)의 탱화, 1772년 제작한 영국사(寧國寺) 탱화, 1790년(정조 14년) 제작한 용주사(龍珠寺) 탱화, 그밖에 통도사(通度寺)·천은사(天隱寺)·동화사(桐華寺)의 삼장탱화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