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장보살은 상계교주(上界敎主)인 천장보살, 음부교주(陰府敎主)인 지지보살, 유명계교주(幽冥界敎主)인 지장보살 등 천상과 지상, 지하의 교주로 신앙되는 세 보살을 칭한다. 그러나 삼장보살에 대해서는 소의경전이 알려진 바가 없어 도상이나 명칭이 어디에서 유래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송나라 때 지반(志磐)이 찬술한『법계성범수륙승회수재의궤(法界聖凡水陸勝會修齋儀軌)』에는 삼장의궤가 중단의궤로 기록되었으며 원·명대(元·明代)의 수륙화(水陸畵)에 천장·지장·지지보살이 그려져 있어 일찍이 수륙재와 관련되어 새롭게 도상이 성립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후기에 승려 지환(智還)이 불가(佛家)에서 널리 사용되던 수륙재(水陸齋) 관련 의식집을 모아 편찬한『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冊補集)』에 삼장보살이 중단의궤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외 수륙재관련 불교의례집에도 대부분 삼장의궤(三藏儀軌)가 실려 있는 점을 볼 때 수륙재 중단의궤용(中壇儀禮用) 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전기부터 삼장보살도가 조성되어, 조선후기 18, 19세기에 제작된 많은 작품들이 남아있지만 삼장보살이 조각으로 조성된 예는 드물어서 대구 송림사 명부전의 삼장보살상(조선후기)이 유일한 예로 남아있다. 송림사 명부전에는 천장보살상을 중심으로 좌측(向右)에는 지지보살상, 우측에는 지장보살상 등 삼장보살상이 배치되어 있는데, 각 보살상은 좌우협시를 거느리는 삼존상으로 봉안되어 있다. 재질은 불석(佛石)이며, 3상 모두 불단 위 높은 대좌 위에 봉안되어 있는데 높이가 120∼140cm 정도로 좌상치고는 꽤 큰 편에 속한다. 천장보살은 통견(通肩)식의 천의를 입고 두 손을 무릎 위로 모아 오른손을 아래로, 왼손을 위로 하여 나란히 포갠 후 엄지손가락을 맞대고 있는 선정인(禪定印)을 결하였으며, 최근에 조성한 동자와 동녀형의 협시가 좌우에서 보살을 협시하고 있다. 지지보살상은 천장보살상의 왼쪽에 봉안되어 있는데 손의 모습만 다를 뿐 옷 입는 방식과 얼굴 표정 및 옷주름 표현 등이 천장보살상과 거의 동일하다. 오른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길상좌(吉祥坐)를 취한 오른쪽 발 부근에서 첫째와 셋째손가락을 마주잡고 있으며, 왼손은 손등을 밖으로 하여 왼쪽 무릎에 가지런히 대고 있어 마치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과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좌우에는 합장을 한 문관 형태의 인물이 협시하고 있다. 지장보살상은 천장보살상의 오른쪽에 봉안되었으며 왼쪽에는 도명존자, 오른쪽에는 무독귀왕이 각각 합장을 하고 지장보살을 협시하고 있다. 오른손은 가부좌한 오른쪽 무릎 위에 손등을 위로 하여 다섯손가락을 가지런히 내리고 있으며, 왼손은 왼 무릎 위에 대어 첫째손가락과 셋째 손가락을 맞댄 모습이다. 이 가운데 천장보살상의 복장에서 천장보살상을 중수한 발원문과 함께 총21종 34책의 경전, 다라니(陀羅尼) 후령통(喉鈴筒) 등이 발견되었는데, 그 중 1488년고산 화암사에서 개판된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婆羅密經)』과 1753년팔공산 동화사에서 개판된 『불설아미타경(佛說阿彌陀經)』 등이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