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삼장보살도는 상계교주(上界敎主)인 천장보살(天藏菩薩), 음부교주(陰府敎主)인 지장보살(地藏菩薩), 유명계교주(幽冥界敎主)인 지지보살(持地菩薩) 등 세 보살의 회상(會上)을 그린 그림이다. 삼장보살에 대해서는 소의경전이 알려진 바가 없고, 도상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어 도상이나 명칭이 어디에서 유래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중국 원 · 명대(元 · 明代)의 수륙화(水陸畵)에 천장 · 지장 · 지지보살이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볼 때 중국에서 수륙법회도의 일부로 제작된 삼장보살의 도상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수륙재가 성행하던 조선 전기에 삼장보살 도상으로 성립되었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는 조선시대 수륙재에 관한 불교의례집의 대부분에 삼장의궤(三藏儀軌)가 실려 있는 것으로 보아 수륙재의 중단의례용(中壇儀禮用) 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삼장보살도는 1728년에 동화사 대웅전의 중단탱으로 조성되었으며, 세로 176.5㎝, 가로 274㎝의 긴 직사각형의 화면 중앙에 천장보살과 권속을 배치하고, 향우측에 지지보살과 권속, 향좌측에 지장보살과 권속을 배치한 전형적인 삼장보살도의 구도를 취하고 있다. 화면의 윗부분에는 채운이 가득 묘사되었으며, 그 아래로 세 보살의 회상이 펼쳐져 있다. 천장보살과 지지보살, 지장보살은 모두 높은 수미대좌 위에 결가부좌하였으며, 좌우와 아래 부분에는 많은 권속들이 이들을 꽉 둘러싸고 있다. 세 보살은 둥근 얼굴에 가늘고 긴 눈, 아담한 코, 작은 입 등이 가는 필선으로 표현되었고 모두 이중륜광(二重輪光)을 지니고 있다.
천장보살은 화면의 정중앙에 권속들과 함께 묘사되었다. 단정한 자세에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을 쓰고 금니(金泥)의 화문이 그려진 옷을 걸쳤으며, 오른손을 가슴 앞으로 들어 손가락을 마주잡고 있고 왼손은 무릎 위에 놓아 두 손가락을 마주잡고 있다. 천장보살을 둘러싼 권속은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刪補集)』(1739년)의 기록에 의해 좌우보처는 진주보살(眞珠菩薩)과 대진주보살(大眞珠菩薩), 그 외의 권속들은 사공천중(四空天衆), 십팔천중(十八天衆), 육욕천중(六欲天衆), 일월천중(日月天衆), 제성천중(諸星天衆), 오통선중(五通仙衆) 등으로 추정되지만 여기에서는 천부중 일부와 천녀 및 동자 등 적은 수의 권속들만이 묘사되었다. 천장보살을 협시하는 두 보살은 진주보살과 대진주보살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이들은 이 불화보다 시기가 늦은 천은사 삼장보살도(1776년)의 화기와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에만 기록되어 있을 뿐 경전에서도 이름을 찾기 힘들기 때문에 이 보살형 협시가 진주보살과 대진주보살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그 외 권속들은 모두 합장하고 보살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천장보살의 향좌측에 있는 지지보살은 주위에 묘사된 권속만 다를 뿐 착의법과 보관, 영락 등이 천장보살과 거의 같다. 지지보살의 권속 역시 정확한 존명을 알 수 없으나 천은사 삼장보살도에는 용수보살(龍樹菩薩)과 다라니보살(陀羅尼菩薩)을 비롯하여 제견뢰신중(諸牽索神衆), 제금강신중(諸金剛神衆), 제팔부신중(諸八部神衆), 제용왕신중(諸龍王神衆), 대야차중(大藥叉衆), 나찰바중(羅刹婆衆), 귀자모중(鬼子母衆), 대하천중(大河川衆)이라고 기록되었으나 여기에서는 신중 4구와 천녀, 동자, 관을 쓴 인물 1인만이 묘사되어 있다. 이들은 여러 신중들을 대표하는 것으로 표현되었다고 생각되며, 협시에는 보살형의 권속이 표현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용수보살과 다라니보살은 아닌 것 같다. 지지보살의 협시에 대해 『오종범음집(五種梵音集)』(1713년)에서는 좌보천중(左補天衆)과 우보천중(右補空衆),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에서는 유동보살(儒童菩薩)과 용수보살이라 하였는데 이 역시 어느 것이 맞는지 알 수 없으므로, 아마도 특정한 인물을 표현했다기 보다는 『오종범음집』처럼 허공에 거처하는 신중들을 배치한 것으로 생각된다.
천장보살 우측의 지장보살은 왼손에는 보주를 들고 오른손에는 긴 육환장(六環杖)을 비스듬히 들고 수미대좌 위 연화좌 위에 결가부좌하였다. 체발비구형(剃髮比丘形)으로 머리와 반가좌한 자세만 다를 뿐 얼굴이나 신체형태 등은 천장보살, 지지보살과 같이 단정하면서도 균형잡힌 모습이다. 지장보살의 권속들은 향좌측으로 치우쳐 배치되었는데, 아래로는 도명존자(道明尊者)와 무독귀왕(無毒鬼王)이 합장하고 보살을 협시하고 있으며, 무독귀왕의 위로 시왕과 판관, 옥졸, 사자, 동자 등이 각각 1명씩 배열되었다.
전체적으로 채색은 주조색인 적색과 녹색을 위주로 흰색과 황색, 청색, 금색 등이 사용되었다. 하늘바탕을 비롯하여 권속들의 옷과 무기 등에 부분적으로 청색을 사용한 점이 눈에 띄며, 특히 천장보살의 옷에는 금색을 설채하여 화려한 느낌을 준다. 필선은 곧고 단정한 철선묘를 주로 사용하였으며, 권속들의 수염 하나하나까지 세밀하게 묘사하는 등 섬세한 필치를 보여준다.
이 불화는 1728년에 동화사 영산회탱(靈山會幀), 제석탱(帝釋幀), 명부회탱(冥府會幀), 감로왕탱(甘露王幀), 사오로탱(四五路幀) 및 경주 거동사 내원암 삼단탱(三壇幀), 신녕 수도사 감로왕탱, 운문사 청련암 명부회탱, 창녕 용흥사 미타회탱, 영지사 향로전 관음탱, 원불(願佛) 2축, 동화사 향로전 미타회탱, 승당 달마탱, 두월료 제석탱, 팔금강탱(八金剛幀) 등과 함께 조성되었다. 화기에 조성화원은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대웅전 명부회탱과 함께 제작되었다고 한 것으로 보아 지장시왕도와 같은 화원인 쾌민(快旻), 체환(體還), 체준(體俊), 굉원(宏遠), 법징(法澄), 새정(璽淨), 지성(智性)이 제작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728년 지장시왕도와 같은 화승들에 의해 함께 제작된 불화로, 함께 조성된 지장시왕도와 양식적으로도 동일한 특징을 보여준다. 즉 적색과 녹색이 주조를 이루는 차분한 색상이라든가 세밀하면서도 안정된 필선, 균형잡힌 신체묘사 등은 18세기 전반 경북 지역 불화의 전형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당시 대화승 의균(義均)이 참여한 경상북도 일대의 대규모 불화제작 불사 때 제작된 작품의 하나로서, 18세기 전반 동화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의균 및 의균파 화승들의 화풍이 잘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