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본향당본풀이 (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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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비문학
작품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西歸) · 동홍(東烘) 두 마을 본향당 신격의 내력을 노래한 당본풀이 서사무가.
이칭
이칭
서홍본향당본풀이ㅣ홍로본향당본풀이
내용 요약

「서귀본향당본풀이」는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西歸)·동홍(東烘) 두 마을 본향당 신격의 내력을 노래한 당본풀이 서사무가이다. 바람운님(바람웃도)이 처음에는 고산국과 인연을 맺었다가 처제인 지산국을 아내로 삼아 좌정하기까지의 과정이 노래 된다. 이웃한 서홍리 본향당의 신격은 고산국인데, 이 마을 본향당의 본풀이는 「서귀본향당본풀이」와 유사한 줄거리를 지니면서도 고산국을 우위에 두는 서사화 방식이 드러난다. 당본풀이로는 드물게 애정의 문제가 드러나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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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제주도 서귀포시 서귀(西歸) · 동홍(東烘) 두 마을 본향당 신격의 내력을 노래한 당본풀이 서사무가.
내용

바람운님이 홍토 나라에 다니다가 천하의 미인을 발견했다. 미모에 반한 바람운님은 곧 그 집을 찾아가 혼인을 청하고 장가를 들었다. 그러나 장가를 들고 보니 전에 보았던 그 미인이 아니었다. 바람운님은 그 미인의 언니인 고산국에게 장가든 것이었다. 언니에게 잘못 장가든 것을 안 바람운님은 처제인 지산국과 함께 제주 한라산으로 도망쳤다. 도망간 남편을 찾아 고산국도 그 뒤를 쫓아 제주 섬으로 들어갔다. 제주 섬에 들어온 후 신격들 사이에 도술 대결이 벌어졌다.

세 신격은 인간 김봉태를 만나 당신으로 좌정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곳에 자리할 수는 없어 각기 살 곳을 정하여 헤어지기로 했다. 살 곳을 정하는 방법으로는 채록본에 따라 주1이나 활쏘기가 주2 이리하여 고산국은 서홍 마을을 차지하고, 바람운님과 지산국은 서귀 · 동홍 두 마을을 차지하게 되었다. 신격들 간에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양쪽 마을 사람들도 서로 혼인도 않고, 마소의 방목 관리나 산의 나무 벌채 같은 것도 엄격히 지경을 구분하여 서로 가까이 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연유로 인해서 서귀 · 동홍 마을과 서홍 마을 간에는 근래까지도 서로 혼인도 않고 여러 금기가 있었다고 한다.

특징

신들 사이의 사랑 싸움을 다룬 애정담은 다른 당본풀이 서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신격이 제주에 입도하여 인간에게 제향을 요청하고 당신으로 좌정한다는 당본풀이의 전형적 구조를 따르면서도 애정담적 요소가 두드러진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채록본에 따라 세부 내용이 조금씩 다르다. 대결의 주체는 원래 부부 사이였던 바람운과 고산국이기도 하고, 자매지간인 지산국과 고산국이기도 하다. 대결에서 언급되는 도술은 자욱한 안개를 피우는 능력, 그 안개가 걷히게 하는 능력, 어둠을 밝혀 개벽이 오게 하는 능력 등으로 제시되며, 각각이 누구의 능력인지는 채록본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또 '고산국'과 '지산국'이라는 이름을 성이 다른 것으로 인식하여, 이는 고산국이 동생에게 너와 같은 성을 쓸 수 없으니 '고'가 아닌 '지'로 성을 바꾸라고 했기 때문이라는 채록본도 있다.

의의와 평가

「서귀본향당본풀이」는 당본풀이가 마을 간 갈등과 대립의 신화적 기원담으로 기능하기도 했음을 보여 준다. 서홍리와 동홍리의 옛 지명은 홍로(洪爐)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동홍리는 서홍리가 아니라 서귀리와 같은 생활권이었던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서귀본향당본풀이」는 마을 사이의 관계를 신의 행위에서 연유한 것으로 정당화하고 주민의 행위 규범을 규정하는 본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성격을 지닌 다른 마을의 당본풀이로는 「세화본향당본풀이」가 있다. 세화 마을에 이웃한 평대의 갯머리는 세화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마을 간에 같은 물을 쓰지도, 주3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세화리 본향당의 신격인 백주와 갯머리 신격인 소로소천국 사이에 있었던 악연 때문임이 「세화본향당본풀이」에 드러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진성기,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민속원, 1991)
현용준, 『제주도무속자료사전』(각, 2007)

논문

고광민, 「당본풀이에 나타난 갈등과 대립 -송당,세화,서귀당 본풀이의 경우-」(『탐라문화』 2,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1983)
권태효, 「제주도 서귀본향계 본풀이의 자료적 성격과 양상」(『한국무속학』 22, 한국무속학회, 2011)
주석
주1

노끈에 돌을 접히고 돌리다가 돌을 날려 보내는 일.

주2

활쏘기는 지경을 나누어 살 곳을 정하는 장면에서 종종 등장하는 화소이다. 탐라 건국신화라고 하는 <삼성신화>에서도 고을나와 양을나, 부을나는 활을 쏘아 화살이 떨어지는 곳을 경계로 살 곳을 나눈다.

주3

두 집안 사이에 서로 혼인 관계를 맺다. 우리말샘

집필자
정진희(아주대학교 특임교원, 구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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