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주전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요약

「서대주전」은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뇌물을 수수한 부정한 원님으로 인해 도둑인 서대주와 피해자인 타남주의 송사에서 서대주가 승리한다는 내용을 통해 인간 사회, 특히 재판관을 비롯한 관리들의 무능과 부정 부패를 신랄하게 풍자한 송사형 우화소설이다.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1권 1책. 한문 필사본. 작품의 이본으로는 문선규본(文璇奎本)과 『문장(文章)』(제2권 제4호) 수록본이 있으며, 둘은 동일계 이본이다.

쥐들의 소송 사건을 소재로 한 우화소설은 이 작품 외에도 국문본인 「 서동지전(鼠同知傳)」, 한문본인 「 서옥기(鼠獄記)」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소재만 비슷할 뿐, 주제나 구성이 판이하여 각기 다른 작가가 쓴 별개의 작품들이다. 더불어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중반에 서달증(徐達曾, 1773-?)이 쓴 한문본 「서오전」은 우화소설로서는 흔치 않게 작자가 밝혀진 작품이다.

내용

중국 농서 소토산 바위 속에 큰 굴이 있었다. 수많은 종류의 쥐들이 그 곳에 살고 있었는데, 그 중 큰 쥐를 서대주(鼠大州)라 하였다. 하루는 서대주가 쥐들을 모아놓고 흉년으로 인해 창고가 비었으니 앞으로 살아갈 묘책을 묻는다. 작은 쥐 한 마리가 나서서 남악산 타남주(鼧南州)의 무리가 월동용으로 밤 50석을 가지고 있으니 그것을 훔쳐 오자고 말한다. 이에 서대주는 장사 50명을 골라 남악산으로 보낸다.

이때 타남주 일행은 산에서 밤 50석을 모아 가지고 돌아와 향연을 베풀어 즐기다가 모두 술에 취하여 쓰러져 자고 있었다. 이 틈을 타서 쥐들은 밤 50석을 비롯한 온갖 보물을 탈취해 간다. 입고 자던 옷까지 빼앗긴 타남주 무리는 이것이 소토산의 강도 서대주 무리의 소행임을 확인하고 관가에 고소한다.

타남주의 고소장을 받은 원님은 즉시 형리를 보내어 서대주를 잡아오게 한다. 형리가 서대주를 포박하여 끌고 나오려 하자 서대주는 그를 성대하게 대접하고 뇌물까지 준다. 이로 인해 서대주는 자기 마음대로 의관을 정제하여 화려한 차림을 하고는 나귀를 타고 유유히 형리를 따라 관가로 간다.

원님이 서대주를 신문하려 했으나 이미 날이 저물어 서대주를 옥에 가둔다. 밤에 서대주는 옥리에게 많은 돈을 주었고 큰 칼을 풀어 두고 편히 쉰다. 다음날, 원님이 서대주를 신문하는데, 서대주는 태연히 앉아서 교묘하게 말을 꾸며서 조리있게 대답하고 타남주의 고발은 날조라고 말한다. 이에 속아 넘어간 원님은 서대주를 술로 대접하여 돌려보내고 오히려 타남주를 무고죄로 잡아들여 유배를 보낸다.

그 뒤 서대주는 여러 여자를 취해 자손이 번성하여 도처에 살았으나 도둑질로 생활하니 사람들은 그를 보기만 하면 죽여 버렸고, 선량한 타남주는 비록 벌을 받았으나 남을 원망하지 않았으며 나무 열매를 먹고 곡식을 해치지 않으니 사람들이 귀여워 했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쥐들의 소송 사건을 통해 인간 사회, 특히 조선시대 양반들의 위선적인 생활 태도와 당시 재판관의 무능을 풍자하며 폭로하고 있다. 죄인의 뇌물 수수 등의 묘사는 당시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신랄하게 풍자하려는 작자의 의도를 잘 보여준다.

국립중앙도서관 도서 『요람(要覽)』에는 「서대주전」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세 편의 소지문(所志文)과 공초(供招) 및 판결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는 소설 장르의 소송 문서로의 전변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소송 문서화는 실용적 문서의 독서물화의 한 경향을 보여주는데, 이는 이서층(吏胥層)의 새로운 문자 문화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시에 우화소설이 마련한 향촌 사회의 문제적 형상이 이서층의 문서기록적 ‘사실성’의 맥락에 수용되어 새로운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이해된다.

한편, 이 작품의 주요 인물은 서대주, 타남주, 원님이다. 서대주는 조선 말엽 몰락한 양반을 비유한 것이다. 그리고 그의 탈취 행위는 양반이 벼슬을 하지 못하여 생활의 방도를 타개하지 못하고 놀고 먹다가, 궁해지면 양반이라는 권세만 믿고 평민들을 억압하여 재산을 강탈하는 것을 상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타남주는 선량하고 정직하며 죄가 없어도 억울하게 벌을 받는 평민들을 대변한다. 원님은 무능하여 잘잘못을 판단하지 못하고 오판을 내리는 당시의 무능한 재판관을 풍자하며 이를 폭로하는 역할로 등장한다.

이와 같이, 서류들의 소송 사건을 소설화한 것은 중국의 「서국설화(鼠國說話)」와 일본소설 「가쿠레사토[隱札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따라서 「서대주전」을 비롯한 서(鼠)의 의인류 소설들은 동양 일대에 널리 유포되어 있던 서류의 소송 설화가 소설화된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원전

문선규 역, 『서대주전』(통문관, 1961)

단행본

김광순 외, 『한국고소설연구』(이우출판사, 1983)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김태준, 『조선소설사』(학예사, 1939)

논문

김광순, 「한국 의인문학의 사적 계보와 성격」상·하(『어문학』 16·17, 한국어문학회, 1967)
김광순, 「서의 의인류소설의 상호관계」(『상산이재수박사환력기념논문집』, 1972)
류준경, 「「서대주전」의 장르 전변과 그 의미-소송문서로 전변된 「서대주전」에 대한 검토」(『古小說硏究』 44, 한국고소설학회, 2017)
유기옥, 「「서오전(鼠獒傳)」의 변별적 특성과 의미 -「서대주전(鼠大州傳)」과 비교를 중심으로-」(『溫知論叢』 27, 온지학회,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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