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권 6책. 필사본. 편차가 되어 있지 않은 초고본이다. 본래 경기도 이천군 청미면 송산리김연형(金演亨)이 소장하고 있던 원본을 1927년 오희선(吳禧善)이 필사한 것이다.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장되어 있다.
부(賦) 1편, 시 283수, 서(書) 1편, 서(序) 7편, 기(記) 8편, 제발(題跋) 10편, 잡저 4편, 설(說) 1편, 명(銘) 1편, 전문(箋文) 13편, 상량문 3편, 문첩수록(文牒隨錄) 29편, 제문 21편, 묘갈 1편, 행장 1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부의 「한도부(漢都賦)」는 조선왕조의 창업을 서술한 것으로, 30장에 달하는 장편의 역사적인 글이다. 시는 다양한 시체를 사용하였는데, 주로 산수와 경물을 읊은 것이 많다. 특히, 「금호팔경팔칙(琴湖八景八則)」은 서울의 한강을 중심으로 팔경을 읊은 것이며, 「숙금강추월암(宿金剛秋月庵)」·「금강산석숭봉(金剛山石崇峰)」 등은 금강산의 절경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작품이다.
「술회백운(述懷百韻)」에서는 우주 대자연의 섭리를 체계적으로 표현하였다. 시의 흐름이 고답적 표현을 버리고 절실한 주제를 기발한 시상으로 표현한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잡저 중 「성선편(性善篇)」은 맹자(孟子)의 성선설(性善說)과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을 논변하여 성선설이 진리임을 역설한 것이다. 「유묘감(喩妙鑑)」은 금자(金子)와 감사(鑑師)라는 명명으로 의인화하여 술[酒]의 장단점을 문답식으로 체계 있게 논술한 글이다.
「난실서회(蘭室書懷)」에서는 노자(老子)와 석가(釋迦)의 사상을 비교하여 논술하고 공자(孔子)의 중화사상(中和思想)을 역설하였다. 「정청북아(靖淸北雅)」는 군악(軍樂)의 하나인 징소리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에 대하여 설명한 글이다. 「제엄호장유적(題嚴戶長遺蹟)」에는 단종 때 영월의 호장인 엄흥도(嚴興道)의 충절이 소상하게 기록되어 있다.
설의 「산수십팔관설(山水十八觀說)」에서는 산수를 관찰하는 묘미 18가지를 설명하고 낱낱이 진학찬(進學贊)을 붙여서 이해를 돕고 있다. 이 밖에도 「문첩수록」은 저자가 관직에 있을 때 산송(山訟)·전송(田訟)·옥사(獄事)에 관한 많은 사건을 처리한 일을 기록한 것이다.
조선 후기 사회적 상황의 일면을 이해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