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높이 2.3m. 쌍봉사의 서북쪽 능선에 자리하고 있으며, 쌍봉사를 창건한 도윤(道允, 798∼868)의 유골을 안치하였다.
승탑은 신라 승탑의 전형적인 양식인 8각원당형(圓堂形)으로 조성되었지만, 여느 신라 승탑보다 세부 조각이 우수하고 아름다울 뿐 아니라, 가구(架構) 수법도 목조 건물의 그것을 그대로 따라서 구현하여 한층 주목된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승탑은 받침돌 위에 몸돌과 지붕돌을 놓은 모습이다.
받침돌은 아래받침돌, 가운데받침돌, 윗받침돌로 구성되었으며, 시멘트로 보강된 8각의 바닥돌 위에 올려져 있다. 아래받침돌은 하나의 돌로 이루어졌는데, 윗단과 아랫단으로 구분된다. 아랫단은 단면이 원형으로, 아래부분에는 아랫단보다 제법 넓은 8각 2단의 각진 굄과 원형의 낮은 굄이 자리하고 있다. 옆면에는 권운(卷雲) 무늬가 전면에 걸쳐 가득 조각되어 있는데, 특히 윗부분은 거의 둥글게 장식되었다. 구름 무늬 사이에는 서로 마주 보고 있는 두 마리의 용이 새겨져 있는데, 구름 사이에서 꿈틀거리며 발로 여의보주(如意寶珠)를 위쪽에서 받치는 모습이어서 이채롭다.윗면에는 8각의 낮고 각진 굄이 새겨져 있다. 윗단은 아랫단과 달리 단면이 8각이다. 8각의 모서리에는 연꽃 잎을 날개처럼 세운 기둥을 새겼는데, 기둥과 기둥 사이의 각 면에는 안상(眼象) 모양 안에 사자가 1구씩 돋을새김되어 있다. 사자는 앞다리를 들고 있거나 구부리고 앉아 있는 등 각각 여러 모습을 하고 있으며, 머리도 위를 바라보거나 아래를 향해 숙이고 있는 등 다양하게 표현되었다. 다만 얼굴만은 모두 앞을 향하고 있어 흥미롭다. 윗면에는 제법 높직한 8각의 굄이 있다. 안쪽으로 둥글게 굽은 1단의 굄을 두르고 그 위에 높고 둥근 받침을 마련한 모습이며, 맨 윗부분은 가운데받침돌의 밑면이 끼도록 오목새김한 상태이다.
단면 8각의 가운데받침돌은 윗받침돌과 하나의 돌로 이루어졌으며, 여느 부분과 달리 제법 낮은 편이다. 밑면은 아래받침돌 윗단의 윗면에 새겨 놓은 홈에 끼도록 안쪽으로 둥글게 굽었으며, 아래부분에는 높은 1단의 굄 위에 다시 낮은 굄이 새겨져 있다. 옆면에는 각 모서리마다 위아래로 날개 모양으로 펼쳐진 연꽃 잎을 기둥으로 세우고서, 그 사이의 각 면에는 안상 모양을 두었다. 안상 안에는 상상의 새인 가릉빈가(迦陵頻伽)가 얼굴이 매우 큰 모습으로 장식되어 있다. 윗부분에는 8각의 낮고 각진 3단 받침을 마련하여 윗받침돌을 받치게 하였다.
윗받침돌은 연화대와 몸돌 굄돌로 이루어졌다. 곧 단면이 둥그런 연화대는 옆면에 꽃잎이 위로 솟은 앙련(仰蓮)의 연꽃 무늬 16개가 둘러져 돋을새김되었는데, 연꽃의 가운데는 화려한 꽃 무늬로 장식되었다. 연화대의 윗면에는 연꽃 잎의 끝부분을 따라 낮고 각진 1단의 굄이 새겨져 있고, 다시 그 안쪽에는 몸돌 굄돌을 받치기 위해 마련한 각진 8각의 1단 굄이 있다.
몸돌 굄돌은 단면 8각으로 제법 높직한 편이다. 각 모서리에는 세로로 세운 짧은 기둥인 동자주(童子柱)가 상다리처럼 둥글게 조각되었는데, 겉면에는 가로로 1줄의 선이 오목새김되었다. 동자주와 동자주 사이의 각 면에는 안상이 1구씩 깊게 오목새김되었으며, 안상 안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가릉빈가가 1구씩 돋을새김되었는데, 그 모습이 각각 다르다. 덮개돌처럼 처리된 윗부분의 옆면에도 동자주의 겉면처럼 가로와 세로로 1줄의 선이 오목새김되어 있다. 윗면에는 몸돌을 받치기 위해서 둥글고 각진 2단의 굄을 새겼는데, 둥근 굄의 각 변에는 꽃잎이 아래로 향한 복련(覆蓮)의 연꽃 무늬가 7개씩 장식되었다.
단면 8각의 몸돌에는 각 모서리마다 둥근 기둥이 조각되었는데, 가운데부분이 볼록한 배흘림 수법이 뚜렷하다. 기둥 위에는 주두(柱頭)가 표현되었고, 둥근 기둥 사이에는 가로로 올린 횡방(橫枋)이 조각되었으며, 횡방 가운데에는 지붕의 무게를 받치는 접시받침[小累]이 역시 새겨져 있다. 앞면과 뒷면에는 네모난 테두리 안에 자물쇠가 조각된 문비(門扉)가 오목새김되었고, 나머지 6면 가운데 4면과 2면의 각 면에는 각각 서 있는 사천왕상 1구씩과 함께 공양비천상(供養飛天像) 2구씩이 장식되어 있다.
하나의 돌로 조성된 지붕돌 또한 단면 8각으로 윗면인 낙수면은 평박(平薄)한 편이다. 각 모서리마다 내림마루인 우동(隅棟)은 굵직하면서도 화려하게 조각되었고, 기왓골 역시 뚜렷하게 표현되었다. 처마에는 암막새와 수막새의 막새 기와가 새겨져 있는데, 특히 수막새기와에는 실제 건물의 기왓장처럼 8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 무늬가 사실적으로 장식되어 의장(意匠)이 특별히 주목된다. 밑면에는 4곳에 비천상이 돋을새김되었고, 나머지 4곳에도 각각 향로와 꽃 무늬가 새겨졌으며, 서까래와 부연(副椽)도 표현되어 있다. 꼭대기에는 2단의 각진 굄을 두어 상륜부를 받치게 하였지만, 현재 상륜부의 부재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고, 굄의 가운데부분에만 둥근 찰주 구멍이 있을 뿐이다.
승탑의 옆에는 몸돌이 없이 귀부와 이수만 남은 철감선사의 탑비가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몸돌이 없어 비명을 확인할 수 없는데다가 옛 기록에도 비명이 전하지 않아서 승탑과 탑비의 건립 시기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도윤이 868년(경문왕 8)에 입적하였으므로, 이 때에 건립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