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총 172면). 구활자본. 1913년 광동서국(光東書局)에서 간행되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충청도 회덕군(懷德郡) 동면에 송성회(宋星會)라는 사람이 일찍 벼슬을 하직하고 고향에 내려와 부인과의 사이에서 늦게 아들을 얻으니, 이름을 경필(慶弼)이라 하였다. 15세에 경필이 영변의 약산동대를 구경하던 중에 마침 「열녀전」을 읽고 있던 한 소녀를 만나, 주점의 매파를 통해 상봉을 간청한다.
그 여인의 이름은 빙옥(氷玉)인데. 창기의 몸이어서 인연을 맺을 수 없다 하였다. 그 부모에게 정실(正室)로 맞을 것을 약속하고, 학업을 위해 신물(信物)을 교환하고 작별한다. 이 때 영변부사가 새로 부임하여 기생점고(妓生點考)를 시켰으나 빙옥이 나타나지 않으므로 강제로 불러 수청을 요구한다. 그러나 빙옥이 수청을 거역하므로 형장을 치고 칼을 씌워 하옥한다.
이 때, 경필은 학업에 힘써 알성과에 장원급제하여 한림학사를 제수받고, 평안도 암행어사가 되어 떠났다. 도중에 초동과 농부으로부터 내일 본관사또 생일에 빙옥이 처형된다는 말을 듣고, 급히 약산(藥山)에 이르러 빙옥의 집을 찾지만 장모의 푸대접을 받는다.
거지행색으로 옥중의 빙옥을 만난 뒤 본관의 잔칫날 음식과 술을 얻어먹고 글 한 수를 짓는다. 그 뒤 암행어사 출두를 하여 빙옥을 구출하고 공사를 처결한 뒤 길일을 가려 빙옥과 화촉의 예를 올린다. 빙옥은 정렬부인의 직첩을 받고 어사는 예조참판에 올라 화락한 가정을 이룬다.
작품은 무대가 영변의 약산동대이고 주인공이 송경필과 빙옥으로 달라졌을 뿐, 「춘향전」을 모방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기생점고」·「형장가(刑杖歌)」·「농부가」·「몽유가(夢遊歌)」·「강호별곡(江湖別曲)」·「사시풍경가(四時風景歌)」·「안빈낙도가(安貧樂道歌)」·「영산가」·「사친가(思親歌)」·「짝타령」 등 여러 전승가사들이 삽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