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한가한 서정을 강원도 양양 지방의 풍물에 담아 노래한 시이다. 칠언절구로, 『손곡집(蓀谷集)』과 『국조시산(國朝詩刪)』 권3 등에 수록되어 있다.
1·2구에서는 큰 둑의 서쪽 너른 호수에 해가 지려고 하는데, 꽃 아래 노니는 자신은 취하여 정신이 오락가락한다고 하였다.
3·4구에서는 교방의 남쪽 길로 나오니, 집집마다 백동(白銅)으로 만든 수저를 사용한다고 읊었다. 전반부는 경관이 뛰어난 양양에서 작자가 풍류적인 생활을 즐기고 있음을 보여주고, 후반부에서는 이와 같은 낭만적 시정이 그대로 이어지면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도 태평하다고 읊고 있다.
허균(許筠)이 『국조시산』에서 “풍류의 문채(文采)가 천고에 빛난다.”고 평한 바와 같이, 풍류의 계절에 한 시대의 태평한 기운을 낭만적인 시상으로 간명하게 노래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