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한의 54소국 중 하나이다. 『삼국지(三國志)』위서 동이전 한조(韓條)에는 삼한 여러 소국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는데, 이들 나라의 이름은 당시의 중국음에 따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그러므로 삼한 소국의 이름과 위치 비정은 중국 고대음에 따라 풀이해야만 한다. 중국 고대의 북방음은 우리 나라 고대의 한자음과 비슷한데, 이는 우리 나라의 한자음이 중국 고대의 북방음인 한음(漢音)을 따랐기 때문이다.
여래비리국의 ‘여(如)’는 중국 고대음이 ‘nzio’이고, 북경음은 ‘zu’이다. ‘래(來)’는 중국 고대음이 ‘ℓai’이고 북경음도 ‘ℓai’이다. ‘비(卑)’는 중국 고대음이 ‘pjie’이며, 북경음이 ‘pei’이다.
‘리(離)’는 중국 고대음은 ‘ℓjie’이고, 북경음은 ‘ℓi’이다. 그런데 ‘비리(卑離)’는 평야 · 읍락 등의 뜻으로서, 흔히 나라 이름 끝에 붙은 백제의 부리(夫里), 신라의 벌(伐) · 불(弗) · 불[火]등과 같은 말이다.
『삼국지(三國志)』 한조의 마한 소국에 대한 기록 순서로 볼 때 여래비리국은 지금의 전라도지역에 위치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일신라의 여량현(礪良縣)이었던 지금의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여산면에 비정하는 견해와 백제의 이릉부리현(爾陵夫里縣)이었던 지금의 전라남도 화순군 능주로 비정하는 견해가 있다.
청동기 내지는 초기철기문화를 배경으로 성립한 이 소국은 토착 사회집단과 지배세력을 토대로 독립적인 성장을 지속하다가, 다른 마한 소국들과 함께 4세기 중엽을 전후하여 백제에 복속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