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절구로, 대동강가의 명승지인 연광정에 올라 그곳의 뛰어난 조망과 감회를 읊은 시이다. 『고죽집(孤竹集)』과 『국조시산(國朝詩刪)』 권3 등에 실려 있는데, 『고죽집』에는 ‘연광정시이순입지(練光亭示而順立之)’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다. 이로 보아 연광정에서 시를 지어 고경명(高敬命)에게 보여준 것임을 알 수 있다.
1·2구에서는 비단결 같은 맑은 강이 붉은 정자를 싸고 돌며 흐르고, 너른 벌판 저편 멀리에는 내 낀 나무가 희미하게 보이는 그곳의 경치를 읊었다.
3·4구에서는 밤이 깊어 가무의 소리가 끝날 때를 기다렸다가, 밝은 달 아래 외로운 성에 기대어 피리를 분다고 하였다. 연광정에는 관광객의 번화한 가무소리가 밤늦도록 그치지 않는데, 경치가 뛰어난 그곳을 찾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작자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그곳에서 흥취를 발산하지 않는다. 작자는 시끄러운 가무를 피하여 밝은 달 아래 적막한 강루의 모습을 즐기려고 하였던 것이다.
이와 같은 낭만적 정취는 외로운 성에 기대어 피리를 분다고 하는 끝구절의 표현에 의하여 선경에 몰입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