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높이 1.76m. 영국사의 서남쪽 능선에 있다. 맨 아래의 바닥돌부터 맨 위의 보주(寶珠)까지 대부분의 부재가 온전한 상태이다.
승탑은 신라 승탑의 전형적인 양식인 8각원당형(圓堂形)을 따르고 있다. 단면 8각의 바닥돌 윗면에는 1단의 높은 굄과 2단의 낮고 각진 받침을 새겨 아래받침돌을 받치게 하였다. 아래받침돌의 옆면에는 각 면마다 가늘고 긴 안상(眼象)이 1구씩 조각되어 있다. 아래받침돌의 위에는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8각의 굄이 놓여 있는데, 굄의 밑면에는 낮고 각진 1단의 굄이 새겨져 있고, 윗면에도 각진 3단 받침이 낮게 새겨져 있다. 8각의 가운데받침돌 역시 하나의 돌로 이루어졌는데, 각 면에는 1구씩의 안상이 얕게 오목새김되었다. 윗받침돌은 단면이 원에 가깝다. 밑면에는 단면 8각의 받침이 2단으로 새겨져 있고, 옆면은하나의 꽃잎[單葉]이 위로 솟은 앙련(仰蓮)의 연꽃무늬를 위아래에 24개나 겹쳐 돋을새김하여 화사하게 꾸몄다. 윗면에는 가장자리에 띠를 둘렀고, 가운데부분에는 3단의 굄을 두었다.
몸돌 역시 단면이 8각으로, 각 면마다 좌우에 모서리 기둥이 조각되어 있다. 한 면에만 길고 네모난 문비(門扉)를 새겼는데, 그 안의 윗부분에는 자물쇠가 돋을새김되어 있다. 8각 지붕돌에는 밑면에 윗받침돌 윗면의 굄과 대칭이 되도록 3단의 받침이 있다. 추녀에는 모서리마다 무늬를 새겨 넣었고, 윗면인 낙수면의 합각선(合角線)은 꼭대기에서 유려한 곡선을 이루면서 전각(轉角)까지 흘렀다. 각 면마다 기왓골이 가지런히 조각되었는데, 처마의 곡선이나 전각의 반전 등과 잘 어울려서 경쾌한 느낌을 준다. 꼭대기부분에는 8각으로 된 상륜(相輪) 굄을 새기고서 그 위에 복발(覆鉢)과 보주 등의 머리장식을 얹었다. 복발과 보주는 둥근 공 모양으로, 복발에는 옆면 가운데부분에 굵은 선과 가는 선으로 된 2줄의 선이 둘러져 있고, 연꽃봉오리 모양으로 만든 보주의 밑면에는 낮은 굄이 있다.
영국사 서쪽 언덕에는 천태학 승려였던 덕소(德素, 1119∼1174)를 기리기 위해서 세운 원각국사비(보물, 1971년 지정)가 있다. 이 승탑이 원각국사비에서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음을 고려한다면, 건립 시기는 비가 건립된 1180년(명종 10)경으로 추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