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년(숙종 34) 제작. 높이 67.5㎝. 기록된 명문에 의하여 강희 47년인 1708년 전라도에서 활동한 주종장(鑄鐘匠) 김상립(金尙立)의 아들인 김성원(金成元)이 제작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보다 앞서 만들어진 선암사종(仙巖寺鐘, 1700년)과 마찬가지로 혼합양식을 지닌 범종으로서 상부에는 하나의 몸체로 구성된 두 마리의 용이 각각 두 발로 천판(天板)을 딛고 있는 모습이며 음통(音筒)은 표현되지 않았다.
중앙부가 불룩히 솟은 천판 외연에는 두 줄의 융기선이 둘러졌고, 종신(鐘身) 상부면에는 원권(圓圈)의 범자문(梵字文)이 종신을 돌아가며 양각되었다. 종신 중단쯤 위치한 4개의 방형 연곽대(蓮廓帶)에는 빗살문을 교대로 시문하고, 내부에는 화문좌(花文座) 위에 돌기된 연뢰(蓮蕾)가 9개씩 장식되었다.
연곽과 연곽 사이의 여백면에는 합장한 형태의 보살입상이 1구씩 4구가 배치되었는데, 천의(天衣)의 표현은 경직되고 신체도 균형을 잃고 있으나 천의에 장식된 날개모양의 주름문은 제석(帝釋)·범천(梵天)의 상으로 생각된다. 그 아래쪽에는 양각명으로 된 별도의 명문구가 배치되었고 하대(下帶)는 표현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