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통7년명 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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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시대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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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고려시대의 종.
내용

1107년(예종 2) 제작. 총고 47.7cm. 일본 동경국립박물관 소장. 다른 종에 비하여 전체적으로 검은 색조를 띠고 있음은 주석(朱錫)의 함량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용뉴(龍鈕 : 종의 꼭지부분 장식)의 입은 천판(天板)에서 약간 떨어져 보주를 물고 있으며, 목은 다른 종에 비해 매우 가늘게 묘사되었다.

세장한 음통(音筒 : 음관)에는 간략한 당초문과 함께 날개장식[焰翼]이 별도의 조각이 아닌 부조로 되어 있음이 독특하다.

이 종에서는 특히 음통에 붙은 오른쪽 발을 위로 든 채 작은 보주를 움켜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양식은 고려 전기의 종과 뚜렷히 구별되는 특징이 되고 있다. 천판의 외곽으로는 21개의 중판복엽(重瓣複葉)의 연화문을 방사선상으로 촘촘하게 배치하였다.

상대(上帶)와 하대(下帶)는 동일한 크기이면서 동범에 의한 모란당초문을 유려하게 장식하였으나 하대 부분은 상하 부분 모두 연주문띠를 두른 반면, 상대에는 아래에만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상대 아래 붙은 4개의 방형 연곽대에도 동일한 형식의 모란당초문이 보다 간략해진 형태로 시문되었다.

연곽(蓮廓) 안으로는 납작한 화문좌(花文座) 형태의 8엽 연화문 연뢰(蓮蕾)를 9개씩이 아닌 4개로 단축 표현하였는데, 연뢰가 4개만 표현된 것은 이 종이 유일한 예이다.

연곽 아래의 종신 중단쯤의 앞뒤로는 연화좌 위에 앉아 두 손을 모아 합장한 모습을 지닌 단독의 보살좌상이 고부조(高浮彫)되었다.

이 보살상은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지니고 삼산형(三山形)의 보관을 썼으며 그 주위에 화려한 영락이 흘러내려 어깨에까지 이르고 있다. 얼굴은 둥글면서도 팽팽히 살이 올라 입에는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으며, 양 어깨에 걸친 얇은 천의(天衣) 아래로 신체의 굴곡이 잘 묘사되었다.

이 보살상 좌우편으로는 몸을 왼쪽으로 돌린 채 무릎을 꿇고 천의를 날리는 공양상(供養像)이 각 1구씩 장식되어 있다. 그리고 그 하단에는 꼬리를 길게 늘어뜨린 2개의 비운문(飛雲文)이 표현되어 있다.

한편 이 공양자상을 사이에 두고 종신 한쪽면 연곽 바로 아래에는 연주문대(蓮珠文帶)로 구획한 방형의 명문구(銘文區)를 만들어 이 안에 7행 57자의 음각명을 매우 서투른 필치로 새겨 놓았다.

기록된 내용은 ‘川北觀世音寺主法弘棟 梁郞崇引道副戶長同正 迪良州史守英明贊倉 史寗成長士國眞大匠□ 先等亦聖壽天長之 愿以金鍾五十斤 乾統七年丁亥二月十九日(천북관세음사주법홍동 양랑숭인도부호장동정 적량주사수영명찬창 사녕성장사국진대장□ 선등역성수천장지 원이금종50근 건통7년정해2월19일)’이다.

‘천북관세음사’의 소재는 알 수 없으나 건통7년은 요의 말년인 고려 예종 2년인 1107년에 해당된다. 특히 명문에 보이는 50근의 중량은, 이 종의 실제 무게를 조사한 바로는 29.625kg이 되어, 이 무게를 환산해 볼 때 1근은 약 0.5925kg에 근사한 수치가 나와 고려시대의 중량 연구에 참고가 되고 있다.

명문구 바로 아래 하대와의 공간에는 원형의 당좌가 앞뒤 두 곳에 배치되었는데 1+8개의 연과(蓮顆)를 지닌 자방(子房)을 중심으로 8엽복판의 연화문을 장식하고 그 외곽을 연주문의 원권(圓圈)으로 둘렀다.

이 종은 12세기 초 범종의 양식적 특징을 규명해 볼 수 있는 편년자료로서 4개의 연뢰만을 지닌 독특한 의장과 함께 세부장식이 정교한 수작으로 꼽힌다.

참고문헌

『한국의 종』(염영하,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4)
『朝鮮鐘』(坪井良平, 角川書店, 1974)
「일본에 있는 한국문화재 9」(최응천, 『박물관신문』 247호, 국립중앙박물관, 1992)
집필자
최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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