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월회맹연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 전주 이씨가 창작한 국문 대하소설.
작품/문학
작가
전주 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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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완월회맹연」은 조선 후기 전주 이씨가 창작한 국문 대하소설이다. 이 작품은 180권 180책으로, 현존하는 고전소설 가운데 가장 방대한 분량을 지녔다. 안겸제의 어머니 전주 이씨가 지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전주 이씨를 중심으로 한 공동 창작에 무게를 두고 있다. 「완월회맹연」은 정씨 가문을 중심으로 조씨·이씨·장씨 집안의 사람들의 자녀들이 혼약을 성취하는 이야기와 계후 갈등 및 옹서 갈등을 중심으로 서사가 진행된다. 더불어 가문 의식을 완성하기 위한 가부장제하에서 남성들에 의해 여성이 겪는 수난이 심각하게 드러난다.

정의
조선 후기 전주 이씨가 창작한 국문 대하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180권 180책(또는 180권 93책). 국문 궁체(宮體) 필사본(筆寫本). 서울대학교 규장각 소장본 180권 93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 낙선재본 180권 180책, 낙질본(落帙本)인 연세대학교 소장본 6권 5책의 3가지 이본(異本)이 있다. 규장각본과 낙선재본을 비교한 후 김진세가 현대 활자로 옮겨 출판하였다. 이 작품은 작자와 창작 연대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18세기 후반에 전주 이씨(1694~1743)에 의해 창작된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학중앙연구원본은 대체로 고른 궁체로 필사되어 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도서관본은 각 책의 글씨체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궁체가 아닌 필체도 상당수 보인다. 얼핏 눈어림으로도 서울대학교 도서관본은 약 40명에 달하는 많은 사람에 의하여 필사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책에는 “임인 원월 이십이일 필셔"(권2), “셰ᄌᆡ 신축 십이월 염일일 필셔"(권103), “셰ᄌᆡ 임인 츈이월 삼일 필셔"(권107), “셰ᄌᆡ 임인 츈삼월 팔일 필셔"(권110) 등과 같이 필사 연대가 밝혀져 있다.

이러한 기록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책이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져 필사되었으며, 권수의 차례 없이 필사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있다.

조선 후기의 장편소설(長篇小說)에는 연작소설(連作小說)이 상당수 있다. 이 작품에도 “자세한 설화는 ××을 보라”라는 서술자의 기록이 보이며 19편의 소설이 언급돼 있다. 그 작품명으로는 「ᄆᆡᆼ셩호연」 · 「셩호연」 · 「의ᄆᆡᆼ셩호연」 · 「양시가록」 · 「양가본전」 · 「양시본긔」 · 「양시가혹」 · 「ᄡᅡᆼ벽완취록」 · 「완취록」 · 「의행록」 · 「후셜」 · 「대설」 · 「졍시효ᄒᆡᆼ보응녹」 · 「장시별곡」 · 「사록」 · 「상문ᄡᅡᆼ셩츙ᄒᆡᆼ녹」 · 「ᄎᆡ부일기」 · 「남졍젼승ᄉᆞ실」 · 「정시후록」이 있으며, 이들을 파생작으로 볼 때 본 작품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아직 발견된 작품은 없다.

내용

명나라 영종(英宗) 연간(年間)에 황태부수각노진국공 정한은 북송(北宋) 정명도의 후손으로, 위국공 서달의 손녀를 아내로 맞아 2남 1녀를 두고 태운산에 살고 있었다. 맏아들 잠은 호를 청계라 하였다. 정잠은 인품이 뛰어나고 충효가 으뜸이었으나, 부인 양씨와의 사이에서 딸 둘만 두었다. 양씨가 죽자, 정잠은 소교완(소씨)과 다시 혼인하였다. 이후 소교완은 쌍둥이 아들 정인중 · 정인웅을 낳았다.

정잠은 동생 정삼의 아들 인성을 양자로 정하고 이 사실을 아버지의 생일날에 공표하였다. 정한의 생일날은 떠들썩하였다. 그의 친구들과 제자들, 그리고 자손들이 정한을 축복하였다. 밤이 들고 달이 뜨자 축복의 자리는 완월대로 옮겨졌다.

완월대에서는 자리의 화제가 자손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자손들의 혼사(婚事) 문제로 나아가게 되었다. 조 태사(太師)의 제안에 따라 그들은 그 자리에서 서로 보지도 못한 아들딸들을 두고 정혼(定婚)하기에 이르렀다.

그 후 오래되지 않아 정한은 병으로 누운 뒤, 다시 일어나지 못하고 50세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 가(家)에서는 삼년상(三年喪)을 지내기 위하여 모두 고향 태주로 돌아가기로 하였다. 하향길에서 그들은 도적을 만나 서로 흩어지게 되었다.

이어서 북노 야선(에센)이 침입하는 바람에 정씨 가 사람들은 또 한차례 고난을 겪어야만 하였다. 정잠과 조세창은 적지에 가서 황제를 구하고, 그 대신 그곳에 머물다가 오랜 기간 후에 돌아오게 된다. 잡혔던 황제가 돌아와 복위한 뒤 나라에서는 경과(慶科)를 시행하여 인재를 구하였다. 이때 정인성이 장원으로 뽑혔다.

정인성이 이렇게 성장하자 계모 소교완은 몹시 언짢았다. 정인성에 대한 칭찬이 높아질수록 정인성을 미워하는 소교완의 마음은 커졌다. 소교완은 점점 더 정인성을 없앨 궁리만 하였다. 그녀의 아들인 정인중도 어머니와 행동을 함께하였다.

정인중은 쌍둥이 동생인 정인웅이 정인성과 가깝게 지내자, 정인웅도 죽여 없애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소씨의 친정에서는 친정에 온 딸에게 몸가짐이 바르지 못함을 타이르고, 정인성 부부의 지극한 효성을 좋게 받아들이라고 일렀다. 그러나 소교완은 그 악함을 전혀 고치지 않았다.

한편 소교완의 어머니인 주태 부인이 병에 걸린 뒤 회복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 뒤 소교완 또한 병들고 말았다. 정인성과 정인웅이 정성을 다하였으나, 소교완의 의식은 점점 흐려지기만 하였다. 소교완은 하늘의 신[天神]이 된 어머니를 만나고 정잠의 전 부인(前婦人) 양씨도 만났다.

소교완은 그곳에서 자신의 전생과 죄가 적힌 작은 책자를 보고, 옥황상제(玉皇上帝)의 조회(朝會)를 보았다. 그곳에는 정인성과 정인웅이 있었다. 두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였다. 옥황상제는 그들의 정성을 보아 그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다.

양씨는 소교완에게 상제의 허락이 있었으니 빨리 인간 세상으로 돌아가라고 하였다. 소교완은 몸이 하늘에서 떨어짐을 느끼고 정신을 차렸다. 소교완이 눈을 떴을 때 그 옆에는 두 아들이 정성껏 자기를 간호하고 있었다. 이것을 계기로 소교완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착하게 살았다.

그 뒤 정씨 가 사람들을 비롯하여, 이들과 인연이 있었던 장씨 · 이씨 · 소씨 · 조씨 등 여러 가문 사람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 정 태사가 완월대에서 맺어 준 그 약속을 지켜 그들의 자녀들을 입신양명(立身揚名)하게 만들어 행복한 세월을 보냈다.

의의와 평가

완월회맹연」에는 작품 곳곳에 후속 또는 파생작이라 부를 만한 작품명을 말하고 있다. 이는 이 작품이 다른 문학작품과 연관이 깊으며, 내용적 · 형식적으로도 훌륭한 작품임을 드러내려는 작가의 의도로 볼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갈등은 계후 갈등과 옹서 갈등이다. 계후 갈등은 「엄씨효문청행록」 · 「성현공숙렬기」 · 「완월회맹연」에서 그 변이 양상을 살필 수 있다. 이 작품에서 계후 갈등은 정잠이 동생 정삼의 큰아들 인성을 양자로 삼은 후, 정잠이 후처(後妻)로 맞이한 소교완이 아들 정인중을 낳으면서 본격화된다. 후처인 소교완이 아들을 낳았지만 정씨 가문에서는 파양(罷養)의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는다. 이후 소교완은 정인성과 그의 아내 이자염을 미워하고 이자염에게 악행을 저지른다. 하지만 정인성과 이자염 부부는 이를 참았으며, 계모 소교완이 자기의 아들로 종가(宗家)의 혈통을 잇게 하려고 정인성을 해치려 할 때도 끝까지 참는다. 오히려 정인성은 이자염에 대한 소교완의 악행을 알고도 모른 척한다. 그리고 어머니 소교완의 마음을 즐겁게 하려 하였으며, 또 잘못된 생각을 하는 그녀가 잘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온 집안을 행복하게 하고 있다.

더불어 ‘우애’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정인중은 가문의 대를 이을 정인성이 못마땅하였고, 쌍둥이 동생인 정인웅이 형 정인성과 가깝게 지내므로 정인웅이 미웠다. 처음에 정인중은 정인성을 없애고, 자기가 정인성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정인성과 정인웅이 자기의 뜻을 꺾으려 하므로, 정인중은 마침내 정인웅까지도 죽이고 싶도록 미워졌다. 그러나 정인성과 정인웅은 견디기 어려운 일까지 극복하면서 사랑으로 정인중을 설득하였고, 마침내 정인중가 욕심을 버리고 개과천선하도록 만들었다.

옹서 갈등은 정인광이 자신의 가문과 부모를 욕보인 장인 장헌과 빚은 갈등이다. 이로 인해 정인광은 자기 부인 장성완을 냉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장모인 박 씨가 자기 부모를 욕하자, 정인광은 그 증오를 장성완에게 전가하며 장성완에게 자결을 강요하는 등 가혹한 모습을 보인다.

이 작품에는 많은 여성의 수난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데, 가부장제(家父長制)의 아래에서 여성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남성 중심적(男性中心的) 사고방식이 남성의 폭력성으로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으로 폭력적인 가부장(家父長)은 정인광이다. 정인광은 자신의 가문을 욕보이는 장인과 장모로 인해 아내 장성완에게 집을 나갈 것을 강요하며 자결을 명한다. 정인성의 아내인 이자염 역시 남편으로 인해 시어머니 소교완으로부터 미움을 받고 괴롭힘을 당한다. 정인성은 군자형 인물이지만, 계모를 위해 아내가 당하는 모든 악행을 방관할 뿐만 아니라 계모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아내를 버리려고 한다. 이는 ‘효’를 강조하고 있는 대목이다. 정씨 가문의 존장(尊丈)인 태사나 태 부인에 대한 자손들의 효심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특히 정인성 부부의 어머니(소교완)에 대한 효성은 지극한 것이라 할 만하다.

정인광의 종숙부(從叔父) 정염은 가문의 명예를 위해 딸을 죽이려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모두 아내나 딸을 혹독하게 대하는 인물이다. 이러한 폭력적 가부장에 대한 비판은 가족들이 공론의 장을 열어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그리고 폭력적 가부장 간에도 서로 비판을 가함으로써 가부장의 폭력성에 대한 심각성을 보여 준다.

가부장의 폭력성에 의해 아내들은 지속적인 병을 앓게 된다. 여성 인물이 앓게 되는 병은 남편과 가족이라는 타인에 의해 앓는 것이며, 병치레 과정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토혈(吐血)은 억눌림이 분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여성 인물의 수난은 가장에 의해 해결되거나 초월계의 개입으로 해결된다. 이 작품에서는 초월계가 매번 등장해 수난을 해결하는데, 이는 여성 인물이 구원 받을 가치가 있으며 죽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인물임을 강조하는 기능을 가진다. 특히 가장이 여성의 수난을 해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가부장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으로, 가부장제를 철저히 옹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이 작품에서는 철저한 유교 사상이 나타난다. 작품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그들 자신을 유가(儒家)라 일컫고 있고, 또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들은 불교를 가리켜 석가의 괴도(怪道)라 일컫는다. 또 불경이 허무맹랑(虛無孟浪)하다고 하면서, 아예 이와 관련한 책을 손대지 못하게 할 뿐 아니라 눈으로 보지도 말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조선조 사회에서는 충(忠)을 모든 것에 가장 앞서는 규범으로 생각하였는데, 이 작품에는 그 충의 본보기가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정흠은 군주와 백성을 위하며, 간신(奸臣)의 간사한 계략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여 사리에 어두워진 임금에게 생명을 내놓고 바른 일을 간언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적지에 들어가 볼모가 되면서까지 군주를 구해내는 조세창의 충성이 있다. 또한 부모와 처자를 버리고 오로지 군주만을 위하여 평생을 바치는 정잠도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모두 충의 화신(化身)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이 작품의 등장인물들은 한자리에 앉아 달빛을 즐기면서 약속한다. 이들은 서로 만난 적도 없는 자녀들을 서로 짝짓는 언약을 맺고, 그 언약을 지키기 위하여 온갖 희생을 다 치르게 된다. 그러나 그들은 한결같이 그 언약을 지켜 자녀들을 약속한 대로 혼인시킨다.

「완월회맹연」은 다른 어떤 작품보다 조선의 벌열층이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를 강조하며, 18세기에 절정을 이룬 견고한 가문 의식을 담고 있다. 그러면서도 일상의 서술 비중이 높으며, 조선시대 일상과 유사한 면모를 보여주는 등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보여 준다. 집안 어른을 중심으로 대가족이 모여 사는 모습,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집안의 모습, 자식이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모습을 통해, 이 작품의 작가가 추구하는 이상적 삶을 엿볼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완월회맹연』(한국학중앙연구원 소장본 180권 180책)
『玩月會盟宴 완월회맹연』(서울대 규장각본 180권 93책)
『완월회[맹]연』(연세대 소장본 6권 5책)
김진세, 『완월회[맹]연』1~12(서울대학교 출판부 전자책, 2006)

단행본

김진세, 『이조후기 대하소설 연구-완월회맹연의 경우』(한국고전문학연구회, 『한국소설문학의 탐구』, 일조각, 1978)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논문

김수연, 「고소설의 ‘문창성’ 수용과 유(儒)ㆍ도(道) 경계의 사상 융합형 군자 —<완월회맹연>의 ‘정잠’을 중심으로—」(『한국고전연구』 49, 한국고전연구학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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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원정, 「국문장편소설 <완월회맹연>에 나타난 여성 인물의 병과 그 의미 -소교완, 이자염, 장성완을 대상으로-」(『문학치료연구』 40, 한국문학치료학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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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자료

국립중앙도서관(nl.go.kr)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 디지털 아카이브(yoksa.aks.ac.kr)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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