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절구로 『대동시선(大東詩選)』 권12 등에 수록되어 있다. 작자가 출가한 뒤에 친정인 강릉에 왔다가 다시 대관령을 넘어가며 어머니를 두고가는 심정을 그린 시이다.
1·2구에는 흰머리의 어머니를 임영(臨瀛)에 두고 자신은 서울로 간다고 하며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읊었다. 3·4구에서는 머리 돌려 북평(北坪)을 돌아보니 흰구름 떠가는 아래 저녁산이 푸르다고 하여 서경적 분위기를 읊었다.
작품내용은 시집살이노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연과도 통하지만, 사친의 정을 자연에 승화시켜 사대부 집안의 아녀자로서의 격조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이 시에서 대관령은 한번 넘어가면 이제 고향을 바라볼 수 없는 한계적 상황을 나타내는 지점이다.
따라서, 고향을 그리는 생각은 이곳에서 절정에 도달하였다고 하는 점은 명백하다. 이처럼 고조된 갈등과 미련 때문에 작자는 고향을 돌아보았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고향집은 보이지 않고 구름이 날아가는 저편의 푸른산만 보인다고 하였다.
기대의 무너짐과 함께 육친에의 그리움이 증폭이 될 듯하였지만, 그의 격렬한 심적 동요는 오히려 조용히 평정된 상태로 회복되었다. 한가한 고향산천의 자연을 보는 순간, 작자의 격정적인 생각도 누그러졌던 것이다. 조선시대 사대부 집안의 부녀자들의 절제된 정감과 격조를 갖춘 한시의 짜임새 있는 면모를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