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게 죽은 사람이 오랜 기간이 지난 뒤에 주위 사람들에 의하여 옥사가 바로 잡혀 누명을 벗는다는 내용의 작품이다. 『백사집(白沙集)』 권16 잡저에 수록되어 있다. 이항복이 지은 유연의 전기를 1674년 성주목(星州牧)에서 중간한 자료이다. 1589년(선조 22)에 유연의 부인 이씨가 옥안(獄案)을 번복(飜覆)하여 남편의 억울함을 밝힌 전말을 기록하였다. 성주목에서 원옥(寃獄)을 경계하기 위해 그 사실을 기록하여 유연전(柳淵傳)이라 이름하였다. 1책 11장의 목판본으로, 규장각 한국학 연구원에 소장되어 있다.
「유연전」은 1607년(선조 40) 당시 실제 벌어졌던 일이다. 이 일을 임금이 전해 듣고 작자 이항복에게 사건의 전말을 기록하라는 명을 내렸다. 작자가 이 명을 받고 지은 것이다.
주인공 유연은 현감 예원(禮源)의 셋째 아들로 형 유(游)와 함께 글 잘 짓고 예법이 밝기로 이름이 났다. 그런데 형이 산사에서 독서를 하다가 행방불명이 되었다. 이때부터 유연은 수난과 고통의 나날이 계속되었다.
자형인 이지(李禔)와 종매부 심융(沈嶐)은 유연이 형수와 결탁하여 재산을 차지하기 위하여 형을 죽였다고 모함하였다. 유연은 해명하려고 거듭 노력한 보람도 없이 사형을 당하고 말았다.
유연의 처는 죽은 남편을 위하여 제사를 지내고 그 억울한 누명을 벗기려고 어려운 고초를 겪는다. 이때에 형 유가 나타나고 그들의 죄상이 드러난다. 이러한 사실이 조정에까지 알려져 유연의 억울한 죽음이 풀리고 죄인들은 벌을 받는다.
「유연전」은 음모에 따른 사건이 매우 치밀하고 대규모적으로 진행된다. 사건의 전개가 복잡하고 등장인물이 많다. 그러나 재산을 놓고 벌어지는 형수와 매형들의 위계가 관가에서 공공연하게 자행된다.
결국은 이러한 위계에 의하여 주인공 유연이 죽음을 당하는 비극적인 현실이 충격적으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이항복은 「유연전」을 소설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문제의 상황을 설득력 있게 그리느라고 소설을 마련하는 데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유연전」은 본의 아니게 지은 소재 선행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유연전」은 16세기 제사 승계에 대한 관념을 이해할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