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의 화합에는 이화(理和)와 사화(事和)가 있다. 이화는 성자들이 열반(涅槃)을 증득하는 원리에 입각한 화합이고, 사화는 평범한 승려들이 법(法)의 행의를 통하여 화합하는 것으로, 육화경은 곧 사화에 속한다.
한국 승가에서는 육화경을 교단의 화합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삼고 있는데, 이것을 통하여 사원 생활의 불화와 분열을 막고자 함이다.
육화경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 신화경(身和敬)은 함께 예배하여 신업(身業)을 닦는 것이다. 공동생활에서 같이 공양하고 울력하고 기도 · 간경하고, 염불 · 참선 등 같은 행동으로 서로에게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는 일이다. 곧 몸으로 화합하여 같이 살라[身和共住]는 의미다.
② 구화경(口和敬)은 함께 찬영(讚詠)하여 구업(口業)을 닦는 것이다. 대중 생활에서 상대에게 좋은 말, 부드러운 말, 신심 나는 말로써 서로를 기쁘게 하여 위로하고, 서로를 공경하고 사랑하는 일이다. 곧 입으로 화합하여 다투지 말라[口和無諍]는 의미다.
③ 의화경(意和敬)은 같은 신심으로 의업(意業)을 밝혀 가는 것이다. 공동생활에서 마음과 마음을 서로 읽고, 격려하여 상대를 불편하지 않게 하는 일이다. 곧 뜻으로 화합하여 같이 일하라[意和同事]는 의미다.
④ 계화경(戒和敬)은 모두 계율을 지켜서 불법을 함께 따르는 것이다. 서로 계율을 지킴으로써 부처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아 절도 있는 생활로 상대는 존중되고 본인도 공경의 대상이 되는 일이다. 곧 계로 화합하여 같이 수행하라[戒和同修]는 의미다.
⑤ 견화경(見和敬)은 모든 법의 공(空)한 이치를 바로 보고 함께 실천하는 것이다. 함께하는 견해로 서로를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깊은 배려로 화합하는 일이다. 곧 바른 견해로 화합함이니 함께 해탈하라[見和同解]는 의미다.
⑥ 이화경(利和敬)은 의식을 함께 하여 이익을 고루 나누는 것이다. 대중공양 나눌 때, 때로는 평등 공양으로 때로는 차등 보시로 대중에게 의심 없이 편안하게 분배하여 서로를 공경하는 일이다. 곧 이익으로 화합하여 균등하게 나누라[利和同均]는 의미다.
이 여섯 가지가 모두 남에게 선행을 일깨워 주는 것이므로 화(和)라 하고, 안으로 겸손하여 남의 명예와 이익을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敬)이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