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는 호봉(虎峯). 서울 봉은사(奉恩寺)의 승려로서 지혜와 덕성을 겸비하였고, 문장과 글씨에 능하였다. 1810년(순조 10)호남표충사총섭(湖南表忠祠摠攝)으로 나가 지극정성으로 불전에 기도하며 『화엄경』 80권을 필사(筆寫)하였다.
그뒤 팔도(八道)의 고승을 초청하여 증석(證席)을 베풀었는데, 모두 “남호(南湖)가 필사한 『미타경』과 공(功)이 같다.”고 칭송하며 그 필사본을 판각인출하고 전각(殿閣)을 세워 판본(板本)을 보관하게 하였다.
김정희(金正喜)는 “『금강경』에서 부처님이 경전서사(經典書寫)의 공덕을 높이 찬양한 것은 바로 호봉과 같은 이를 두고 한 말”이라면서 ‘板殿(판전)’이라는 판각액제를 써준 것을 마지막으로 절필하였다고 한다. 김정희가 쓴 ‘판전’의 편액은 서울 봉은사에 있으며, 그 속에는 『화엄경』 판본이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