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방역군(外方役軍)·추역군(秋役軍)이라고도 한다. 설립연대는 정확하지 않고, 1031년의 「정도사오층석탑조성형지기(淨兜寺五層石塔造成形止記)」에 처음 보인다.
다만 1010년(현종 1)에 세운 「개심사오층석탑형지기」에 광군(光軍)이 확인되고 있어 광군이 일품군으로 개편되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설립시기는 대략 1012년에서 1018년경으로 볼 수 있다.
일품군은 지방군인 주현군의 하나였다. 주현군은 보승군(保勝軍)·정용군(精勇軍)·일품군·이품군·삼품군으로 구성되었는데, 보승군·정용군은 전투부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일품군은 이품군·삼품군과 함께 동원 목적이 공역(工役)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일품군의 동원은 일반적으로 일정한 주기로 이루어져 교체되었다. 초기에는 2번(番)으로 나누어 가을에 교체했으며, 그 기간은 1년으로 하였다가 1191년(명종 21)부터 3번교대제로 하였다. 일품군의 지휘는 향리가 담당했는데, 이는 일품군이 그 지방농민들로 구성되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
일품군은 1235년(고종 22) 이후 주현군이 별초군(別抄軍)으로 개편되는 과정에서 소멸되었다. 특히, 같은 주현군 소속 공역군인 이품군·삼품군은 주현에 의해서 파악, 통제되었으나, 일품군은 중앙정부의 직접 파악과 통제를 받았던 서로 별개의 존재였다.
일품군은 신라 말 고려 초까지 지방성주의 군대에서부터 광군을 거쳐 별초군까지 전해 내려오는 오랜 전통의 소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