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7년 3월 남로전선의 가설 준비가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정부에서는 고종에게 이를 전담할 관서 창설에 관한 재가를 얻어 같은 해 3월 13일에 창설하였고, 1893년 8월 17일 전우총국(電郵總局)으로 개편될 때까지 존속하였다. 전보총국은 당시 청나라가 관장하고 있던 서로전선을 제외한 한반도의 모든 전신선을 관할한 우리 나라 최초의 전신사업 중추기관이었다.
초대 총판에는 한성판윤과 공조판서를 역임한 바 있는 홍철주(洪澈周)가 임명되었는데, 그는 이 국의 본격적인 업무 개시에 앞서 <전보국전무국기 電報局電務局記>를 찬술하여 전신의 중요성과 전신 개설의 의의를 밝혔다. 아울러 종사원들의 책임감을 강조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당부한 바 있다.
<전보국전무국기>는 초창기 전신의 중요성을 인식한 귀중한 기록으로 그 내용이 홍철주의 유고집인 ≪송사공행록 松史公行錄≫에 수록되어 있다. 전보총국은 중앙 관리기구인 동시에 현업기관인 전보국의 기능도 겸하고 있었으며, 그 위치는 옛 사역원 자리인 세종문화회관 왼쪽 뒷마당이었다.
총국에는 총판(總辦)과 방판(幇辦) 및 주사 · 위원 · 역원 등이 배속되었는데, 전신업무 수행의 중추적인 구실은 주사와 위원이 담당하였다. 또한, 한글 전신부호와 요금 등이 명시된 독자적인 <전보장정 電報章程>을 제정하여 초창기 전신사업의 확고한 기틀을 다지기도 하였다.
1885년에 서로전선이 가설되었으나 청나라의 관할하에 있던 한성전보총국(화전국)에서 대신 관리 · 운영했던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우리 나라 전기통신사에서 전보총국의 창설이 지니는 의미는 실로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정부의 공식 기록에는 전보국으로 표기했으나 인장 · 양식지(樣式紙) 등에는 대조선전보총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조선의 자주성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