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구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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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
개념
선인들의 시구를 모아 만든 한시의 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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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선인들의 시구를 모아 만든 한시의 한시.
내용

선인들의 시구(詩句)를 모아서 한 편의 시를 이룬 수법이다. 진(晋)나라 부함(傅咸)이 경전(經典)의 구를 모아 만든 집경시(集經詩)가 집구시의 시작이라 한다.

그 뒤로 송나라 석연년(石延年)·왕안석(王安石)·문천상(文天祥) 등이 두보(杜甫)의 시에서 집구한 집두시(集杜詩)가 있다. 명나라에는 왕석(王石)·이정(李楨) 등이 집구시를 남겼다.

우리 나라에서 집구시를 지은 사람들은 고려의 강일용(康日用)·임유정(林惟正)·최집균(崔集均)과, 조선의 김시습(金時習)·김육(金堉)·전극항(全克恒)·문성준(文聲駿) 등이 있다.

고려에서는 임유정의 『임좨주백가의시집(林祭酒百家衣詩集)』 5권이 전하며 『동문선』에도 35제 45수가 전한다. 조선에서는 김시습이 「산거집구(山居集句)」 100수 400구를 남겼다. 김육은 204수 924구를 남겼으며, 전극항은 50수 390구를, 문성준은 30수 248구를 남겼다.

집구시는 비록 고인들의 시구를 모아서 만든 것이기는 하지만 집구자의 사상과 감정을 마음대로 담을 수 있고, 형식면에서 오언·칠언은 물론이요 사언이나 악부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체(詩體)를 만들 수 있다.

임유정의 「삼월회일문앵유감(三月晦日聞鶯有感)」은 다음과 같다.

三月更當三十日 (賈島)

綠窓殘夢早聞鶯 (貫休)

晩來枝上千般語 (齊己)

似向東風話舊情 (李高夫)

<삼월회일문앵유감>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의 구에 각각 가도(賈島)·관휴(貫休)·제기(齊己)·이고부(李高夫)의 시에서 집구하여 한 편의 시를 만든 것이다. 그러면서도 작가가 사월달의 정경을 그려내려는 데에는 아무런 무리가 없다.

<삼월회일문앵유감>의 내용은 “삼월이라 바로 그믐날인데/사창에 꿈을 깨자 꾀꼬리 소리 들리니/새벽에 가지 위에서 지저귀는 그 온갖 말/마치 동풍을 향해서 옛정을 이야기하는 것 같구나.”이다. 각 구 사이에 틈이 보이지 않으며 총체적으로 조화를 이루었다. 다음은 김시습의 「산거집구」는 다음과 같다. .

踏破千山與萬山 (蒙齋)

洞門牢鎖白雲關 (王秋江)

萬松嶺上一間屋 (僧頭萬)

僧與白雲相對閑 (石屛)

김시습의 「산거집구」는 몽재(蒙齋)·왕추강(王秋江)·승두만(僧頭萬)·석병(石屛)의 시에서 집구하여 한편의 시를 만들었다.

「산거집구」의 내용은 “천산과 만산을 밟고나서/동문을 굳게 닫고 흰구름으로 잠구었네/만송 고개 위에 한 칸 집 지으니/중과 흰 구름 서로 대해 한가하네.”이다.

이 시도 김시습이 세속을 떠나서 산 속에서 한가하게 살고자 하는 사상과 정서를 담아내는 데 조금도 모자람이 없다. 기승전결의 구가 각각 다른 사람의 것이지만 역시 아무런 괴리가 없이 한편의 조화로운 시를 만든 것이다.

참고문헌

『잠곡전집(潛谷全集)』
『매월당전집(梅月堂全集)』
『동문선』
『문체명변(文體明辯)』
「한국의 집구시연구」(김상홍, 『한국한시론과 실학파문학』, 계명문화사, 1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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