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의 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의 됨됨이나 사상보다는 문제의 풀이와 해결이 훨씬 큰 중요성을 가진다. 소설의 첫머리에서 이미 문제가 제기되고 그에 뒤따르는 전개부와 특히 결말은 그 문제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공한다.
탐정소설은 포우(Poe, E.A.)의 <모르그가의 살인사건 The murders in the Rue Morgue>(1841)에 의하여 독립된 문학형식으로 확립되었다. 이후 콜린스(Collins, W. W.)·크리스티(Christie, A.)·퀸(Queen, E.)·도일(Doyle, A. C.)·체스터톤(Chesterton, G. K.)·메이슨(Mason, A. E. W)·벤트리(Bentley) 등이 20세기 초엽부터 명작 장·단편을 써냈다.
탐정소설은 본격파(本格派)·도서파(倒敍派)·비정파(非情派) 등의 유파가 있다. 본격파는 수수께끼를 푸는 추리 위주의 전통이 아직 살아 있는 것이다. 셜록 홈즈와 같은 명탐정들이 등장하여 기괴한 사건을 명석한 두뇌로 쾌도난마(快刀亂麻)식으로 해결한다.
도서파와 비정파는 본격파에 반기를 든다. 도서파는 범죄심리를 중시하고 비정파는 탐정의 두뇌보다는 행동을 중시한다. 현대의 탐정소설은 추리보다는 범죄 자체를 중시한다.
따라서 범인은 탐정에 못지 않게 중요한 인물이다. 그리고 탐정 역을 경관이 맡으면 경찰소설이라고 부르는데 형사가 탐정이 된다. 탐정이 없거나, 처음부터 범인의 신분이 알려져 있는 경우, 단서를 바탕으로 한 논리적인 추리가 없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탐정소설이 미스터리(mystery story)라는 보다 느슨한 범주에 속하게 된다.
우리 나라는 일찍이 김내성(金來成)이 전인미답(前人未踏)의 탐정소설 분야를 개척하였다. 그는 1935년 여름, 탐정소설 전문지 ≪프로필≫의 현상소설 모집에 <탐정소설가의 살인>을 응모하여 당선됨으로써 탐정소설가로서 첫 출발을 내디뎠다. 그후 1939년 <마인 魔人>을 ≪조선일보≫에 연재할 당시에는 탐정소설 작가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이 때부터 외국 탐정소설을 번안한 일련의 탐정소설 ≪백가면 白假面≫·≪태풍 颱風≫·≪진주탑 眞珠塔≫ 등을 계속 발표하였다. 특히, 명탐정 유불란이 활약하는 <마인>은 탐정소설의 정석을 충실히 따른 작품이다.
김내성 이후 국내에는 아직 이렇다할 탐정소설의 생산을 보지 못하였는데, 김성종(金聖鍾)과 몇몇 작가들이 추리소설을 써서 겨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요컨대, 탐정소설은 정의구현의 소설이다.
탐정은 정의의 사도이며 악행의 응징자이다. 이러한 사실이, 비록 소박한 권선징악적 면에도 불구하고 탐정소설의 기본이 된다. 따라서, 탐정소설은 사회고발의 측면을 지닌다.
대중은 악인이 처벌되고 부패가 일소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현실에서는 악인이 시원스럽게 응징되지 않고 부패 또한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탐정소설은 이러한 독자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여 그들의 꿈을 실현시켜주는 구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