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소설 토끼전을 창본(唱本)으로 엮어 부르는 판소리. 1985년 1월에 경상남도 무형문화재(현, 무형유산)로 지정되었다. 판소리 <수궁가>의 전승 계보에는 두 종류가 있는바, 유성준(劉成俊)의 동편제와 박유전(朴裕全)-정재근(鄭在根)-정응민(鄭應珉)-정권진(鄭權鎭) 계보의 강산제가 그것이다.
유성준은 소년시절에 송만갑의 선친(先親)이며 동편제 <수궁가>가 특별히 뛰어난 송우룡(宋雨龍)한테서 판소리 <춘향가> · <심청가> · <수궁가>를 배웠고, 정춘풍(鄭春風)한테서는 판소리 이론에 관한 지침을 받아 이론과 실제에 두루 능했다.
그는 특히 수궁가에 뛰어났으며 만년에 이르기까지 경남 진주에서 수궁가 전수에 힘썼으므로 임방울(林芳蔚) · 김연수(金演洙) · 정광수(丁珖秀) 등 당시 수궁가를 배우려는 사람들은 으레 진주로 가서 유성준을 찾았다고 한다.
예능보유자 선동옥(宣東玉)은 1970년 이래로 사천시에서 살고 있다. 1953년 4월부터 1957년 9월까지 박봉술(朴奉述) 문하에서 <수궁가>와 <적벽가>를 배웠으며, 1958년 9월에 창극단인 국극사에 입단하여 이듬해 7월까지 활동하였고, 1965∼1969년간엔 순천시에서 국악원 강사를 지냈다.
박봉술본 <수궁가>도 동편제에 속하는 바, 강산제의 그것과 함께 줄거리는 허두(虛頭)/용왕이 득병(得病)을 한탄/도사가 병을 진맥/수궁 조회(朝會)/가족과의 이별/수궁 출발/모족(毛族)회의/자라와 호랑이/산신제/토끼와 자라/여우의 방해/해변의 토끼/용궁 도착/토끼 결박/용왕과 토끼/용궁 연회/수궁 출발/상륙한 토끼와 주부/덫에 걸린 토끼/토끼와 독수리로 엮어진다.
그러나 강산제에 있어서는 ‘가족과의 이별’에 별주부(자라) 모친의 말이 없다. 마지막 끝맺음에서 강산제에서는 용왕이 산신에게 ‘이문장’을 보내고 토끼를 얻어 병을 치유하며 성주풀이를 부르나 동편제엔 이런 장면이 없으며 구성 장단도 다른 곳이 적지 않은 점 등, 차이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