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생이 죽어 저승에서 놀다가 살아서 돌아온 내용을 기록한 글이다. 작자인 안정복의 문집인 『순암잡서(順菴雜書)』 제41책에 전한다.
「홍생원유기」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경기도 광주 근처에 살고 있는 홍생(이름은 重一)이라는 인물이 일찍이 산수를 좋아하여 경치 좋은 곳을 구하여 집을 지으려 하였다. 자연도(紫烟島)에 좋은 집터가 있다는 말을 듣고 가서 집을 지으려 하였다.
그 마을사람이 그곳은 흉한 터이니 집을 지어서는 안 된다고 만류하였다. 홍생은 이와 같은 만류를 뿌리치고 그곳에 기어이 집을 지었다. 곧 몹쓸 병에 걸려 죽었다. 그 뒤에 저승에 가서 놀다가 다시 살아 돌아왔다. 홍생은 그간의 경험하였던 일들을 기술한다.
안정복의 자주(自注)에 의하면, “홍중일은 곧 정랑 도(覩)의 아들이니, 남파(南坡) 홍상서의 재종손이다.”라고 하여 이야기의 홍생이 실존인물임을 밝히고 있다.
작자의 이와 같은 자주는 이 글이 허구적 내용의 황당무계한 소설과는 구별되는 것이라는 점을 애써서 밝히려는 것이다. 그러나 작자의 말 그대로 「홍생원유기」가 실존인물의 실제적 사실을 기록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줄거리 자체가 당시 소설적 흥미를 유발시키는 수법으로 많이 사용된 환생모티프를 소재로 하였기 때문에 매우 전기적이며 소설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안정복이 전기적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가학을 배경으로 가능하였던 것으로 설명된다. 작자의 아버지 서우(瑞雨)도 『금강탄유록(金剛誕遊錄)』이라고 하는 작품집을 남겼다. 이 작품도 전기적인 이야기이다. 작자가 이러한 작품을 짓게 된 동기에는 아버지의 영향도 컸을 것이라는 평이다.
「홍생원유기」는 이야기의 전개가 매우 단순하면서 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의 체험담을 서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적 수법으로 말미암아 「여용국전(女容國傳)」과 함께 안정복의 소설사적 위치를 가늠하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