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독재(愼獨齋) 김집(金集, 1574~1656)이 읽고 손수 교정을 가한 문헌[愼獨齋手澤本]으로 ‘신독재서(愼獨齋書)’로 명기된 교열기가 붙어 있다.
현전하는 고사본(古寫本) 한문 전기(傳奇) 소설 작품집으로 필사본 중 가장 오래된 문헌 중 하나로 추정되며, 17세기 한국 소설문학의 발달상을 보여주는 주요한 자료로 꼽힌다.
고사본(古寫本). 필사본 1책. 책 크기는 가로 세로 모두 31㎝이고, 앞과 뒤에는 표지가 모두 없다. 92장(184면)부터는 낙장된 상태로 전한다.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蒲記)」, 「유소랑전(劉少娘傳)」, 「왕경룡전(王慶龍傳)」, 「왕시붕기우기(王十朋奇遇記)」,「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최문헌전(崔文獻傳)」, 등의 전기(傳奇) 작품이 전재(全載)되어 있고, 「주생전(周生傳)」, 「상사동전객기(相思洞餞客記)」, 「옥당춘전(玉璫春傳)」 등의 전기소설 작품이 부분적으로 실려 있다.
이 중에서 「유소랑전」과 「왕시붕기우기」 두 작품은 이 책에만 실려 있는 유일본이며, 그 밖에 「과기탄(寡妓嘆)」 「고반승(古班僧)」등 원정(原情) 형식의 소품문과 야담 등속 몇 편이 실려 있다.
전재된 작품들의 문구를 꼼꼼하게 교정해 두고, 이에 대해 해명하는 교열기가 작품집 중간에 붙어 있어 특히 주목된다.
이 문헌을 처음 발굴·소개한 국문학자 정병욱은 ‘신독재서(愼獨齋書)’라 명기한 문헌 속의 교열기에 근거해 17세기 후반의 저명한 유학자 신독재 김집의 수택본(手澤本)이라 추정했는데, 이러한 추정이 맞다면 교열기 및 여러 정황으로 보아 이 문헌은 병자호란 이후 1639년 사이에 신독재의 열독을 거친 것이므로 17세기 초~중반 우리 소설문학의 발달상을 보여주는 희귀하고 주요한 소설작품집 자료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신독재서(愼獨齋書)’ 필체의 주인공이 김집이 아닐 경우 이 문헌은 18세기 중엽 정도까지 필사 연대가 내려 올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