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전기의 학자 철실(漆室) 이덕일(李德一, 1561~1622)이 지은 것으로, 그의 문집 『칠실유고(漆室遺稿)』에 수록되어 전해지는 28작품의 가곡 첩(帖)이다.
이덕일은 임진왜란 때 통제사 이순신(李舜臣, 1545~1598)을 도와 명량해전(鳴梁海戰)에서 크게 승리를 거둔 무인으로서 광해군(光海君)의 난정(亂政)에 대한 우국개세(憂國慨世)의 비탄을 내용으로 가곡 28작품을 지었는데, 식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져 애송된 작품이다.
「우국가」가 실린 『칠실유고』는 이덕일의 5세손 이세읍(李世揖)이 소장한 가장구적(家藏舊蹟)을 진사(進士) 이사성(李師聖)이 숙종 34년(1708)에 유고(遺稿)의 체제로 편찬했던 것을 이세추(李世樞)가 영조 8년(1732)에 다시 증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우국가」의 서(序)·발(跋)·묘갈(墓碣)·묘지명(墓誌銘) 등 유고집의 태반은 숙종 34년 이후 당대 인사들에게 청탁하여 점차로 보충된 것이며, 이세추의 「칠실유고서(漆室遺稿序)」는 영조 8년 유고집을 증보하면서 집필된 것으로 보인다.
『칠실유고』는 4주단변(四周單邊)에 상하(上下)어미화문(魚尾花紋)으로 장정(裝幀)한 단책(單冊)의 정사본(精寫本)이며, 책 크기는 세로 30.5㎝, 가로 19.2㎝이다.광곽(匡郭) 크기는 세로 25.5㎝, 가로 15.7㎝이고, 반엽(半葉)마다 10행 20자로 정리되어 있다.
『칠실유고』권지일(卷之一)의 「폐대비근소(廢大妃斤䟽)」 다음에는 「우국가(憂國歌) 이십팔장(二十八章) 부번사(附飜辭)」가 실려 있다. 각 장의 가명(歌名)을 배열 순위에 따라 ‘우제일장(右第一章)’, ‘우제이장(右第二章)’ 형식으로 「우국가」의 순번이 매겨져 있다.
임상덕(林象德)의 「우국가후서(憂國歌後叙)」와 나이장(羅以樟)의 「제칠실우국가후(題漆室憂國歌後)」의 내용 속에 가곡 28작품의 가명(歌名)이 거의 들어있다. 즉 4장은 「무성탄가(無城歎歌)」, 7장은 「관산월가(關山月歌)」, 8장은 「몽성교가(夢聖敎歌)」, 9장은 「막이도가(莫移都歌)」, 10장은 「득민심가(得民心歌)」, 1315장과 1722장은 「상붕당가(傷朋黨歌)구장(九章)」이고, 24장은 「순천명가(順天命歌)」로 지칭되어 있으며, 나머지는 명명되어 있지 않다.
전체 내용은 자탄(自歎), 충간(忠諫), 계세(誡世) 등 세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한 사람의 작자가 ‘우국(憂國)’이라는 단일한 주제의식으로 28작품의 가곡을 남겼다는 사실은 국문학사상 드문 일이다. 작품의 내용 또한 단순한 음풍농월(吟風弄月) 류의 서정요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걱정과 개선 방향을 제시한 우국적(憂國的) 담론(談論)이라는 점에서 국문학사상 기념비적인 자료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