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우리나라 불교 강원(講院)의 교과서 중의 하나이다. 당나라 종밀(宗密, 780∼841)이 저술한『법집별행록』에서 중요한 요점만을 초록한 『법집별행록절요』에 사사로운 견해, 곧 사기(私記)를 붙였으므로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라고 한 것이다. 줄여서 『절요』라고도 하며, 지눌의 선사상이 집약되어 있다. 마음으로 진리를 비추어 보고 그 진리에 따라 실천하는 귀감을 삼은 것이다.
지눌이 52세(1209) 때에 집필한 책이다. 강원 교재로 채택된 탓에 우리나라 고승의 저술로는 드물게 많이 간행되었다. 현재까지 공개된 판본으로는 24종이 있으며 합철본과 주석본도 여럿 전하고 있다. 이 책은 1486년(성종 17)에 광주 무등산의 규봉암에서 간행되었다. 지금까지 공개된 조선시대 간본 중에서 가장 오래된 판본이다.
1책. 목판본. 재질은 닥종이, 크기는 세로 25.7㎝, 가로 16.3㎝이다. 이 책이 보물로 지정된 이후 동일한 판본들이 더 공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 완전한 판본인 성룡사(星龍寺) 소장본과 대비해보니 이 책은 나월당(蘿月堂)고옹(孤翁)이 지은 서문 2장과 1486년 4월에 쓴 대걸(大傑)의 발문 1장이 결락되어 있다. 간행목적은 대걸이 발문에서 “왕과 세자가 건강하고 조정이 안정되어 온 나라가 화평해지기를 기원”하기 위한 것임을 밝혀 놓았다. 당시 이 책을 직접 쓴 대시주는 이순기(李順基) 부부였고, 목판을 만든 사람은 선우(善牛) 등, 글자를 새긴 사람은 의경(義敬) 등이 맡았다.
지눌의 선사상이 집약되어 있다. 한편으로는 존재론과 인식론 및 구원론의 상호함축 관계, 다른 한편으로는 존재론의 이중적 구조에서 빚어지는 인식론 및 구원론의 이중적 구조를 토대로, 돈오점수에 관한 문제를 해석하고 있다.
많은 부분에 저자의 견해가 수록되어 있어서 지눌사상의 모든 면을 망라하고 포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종밀의 『별집별행록』에 대한 「절요」 및 「사기」라는 형식상의 한계와 선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