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은 석가모니의 40년 설법을 한데 모아 요약한 경전으로, 법화사상을 담고 있는 천태종(天台宗)의 근본 경전이다. 흔히『법화경』이라고 하며, 가장 널리 알려진 대승 경전 중 하나이다.우리나라에서는 406년에 구마라집(鳩摩羅什, 344∼413)이 한역(漢譯)한 것이 주로 간행 · 유통되었고, 그 뒤 송나라 계환(戒環)이 본문의 뜻을 쉽게 풀이한 주해본(註解本) 7권이 크게 유행하였다.
이 책은『묘법연화경』전 7권 중에서 권3∼권4를 1책으로 장책(粧冊)한 것이다. 권3에는 약초유품 · 수기품 · 화성유품, 권4에는 오백제자수기품 · 수학무학인기품 · 법사품 · 견보탑품 · 제바달다품 · 권지품 등이 들어 있다. 1면 8행 13자로, 크기는 세로 34.4㎝, 가로 21.8㎝이며, 앞뒤 표지는 떨어져 나갔다.
간행이나 인출 사실을 알 수 있는 기록은 없다. 다만,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묘법연화경』권6∼7(보물, 1987년 지정)과 『묘법연화경』권5∼7(보물, 1988년 지정), 현담문고 소장 『묘법연화경』권3∼4, 5∼7(보물, 1993년 지정), 통도사 성보박물관 소장 『묘법연화경』권3∼4(보물, 1996년 지정) 등과는 인출 시기에 차이가 있으나 같은 판본이므로, 이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 곧『묘법연화경』권6∼7,『묘법연화경』권5∼7,『묘법연화경』권3∼4, 5∼7의 끝부분에는 김수온(金守溫, 1410∼1481)이 쓴 발문이 있고,『묘법연화경』권6∼7과『묘법연화경』권5∼7에는 각각 강희맹(姜希孟, 1424∼1483)이 적거나 을해자(乙亥字)로 찍은 인출 기록이 있다. 발문에 따르면, 세조의 비인 정희대왕대비(貞熹大王大妃)가 세조 · 예종 · 덕종의 명복을 빌기 위해 1470년(성종 1)에 처음 간행하였다고 한다. 강희맹의 인출 기록에는 1482년(성종 13)에 이 목판으로 다시 인쇄하였다고 하였고, 을해자 인출 기록은 1488년(성종 19)에 인쇄하였다는 내용이다. 이로써 보아, 이 책은 성종 연간인 1470년∼1494년에 인출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문만 수록된 이 책은 장막동(張莫同), 최금동(崔今同), 고말종(高末終), 이영산(李永山) 등 일류 각수(刻手)들이 참여하였기에, 판각이 정교하고 정밀하게 인출하여 먹물의 색깔이 진하고 고른 편이다.조선 전기에 왕실에서 불교 경전을 간행한 연유와 사실을 적은 내용이 담긴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